서론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과 불신이 높고, 이에 따른 여러 갈등요인이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환자 만족도에 관한 몇몇 연구를 제외하면 의료에 대한 인식 및 태도를 규명한 연구, 이것에 대한 의사와 환자의 태도차이와 관련된 연구는 많지 않다 [1]. 최근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도 소비자주의의 등장으로, 환자 중심적 진료에 대한 보편적 동의와 관련된 논의들 [2,3,4]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정확한 개념 정립은 이루지 못하고 있다 [5].
의료 서비스에서 환자 중심적 진료는 환자의 편리, 환자의 욕구 충족 등의 측면을 의료 서비스 혹은 커뮤니케이션적 시각에서 접근 할 수 있다. 두 가지 관점 모두 환자 중심적 관계를 토대로 하며, 환자 중심적 진료가 원활한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환자의 만족도 증가, 치료과정에 환자들의 참여를 높여 협력관계를 강화시킨다는 점에는 큰 이견은 없다 [6]. 일반적으로 환자 중심적 진료가 지니는 가치를 받아들일지라도, 환자의 개인적 특성이나 맥락에 따라 그 의미나 효과는 달라질 수 있으며, 그것에 대한 환자-의사 간의 태도 일치도가 의사에 대한 환자의 반응효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7].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환자중심적 진료에 대한 의사와 환자, 두 집단의 태도나 신념 정도를 비교하는 일은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의료에 대한 평가는 의료 서비스의 공급자인 의사가 판단하는 것과 소비자인 환자가 지각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때 의사가 판단하는 기술적인 부분 물론 중요하지만, 환자의 만족도 및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사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환자들의 태도 혹은 성향을 파악 하여 이를 진료과정에 적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환자 중심적 진료를 실천하기 위한 의사 태도에 대해 환자와 의사 두 집단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비교분석하고자 했다. 구체적으로 진료과정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환자 중심성 (patientcenteredness) 개념을 바탕으로 탐색해 보았다.
환자 중심적 진료에 대한 의사와 환자의 태도 차이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는 의료 서비스 산업에 시사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된 기존 연구들은 환자 중심적 진료에 대한 태도를 의사 혹은 환자 한 집단만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연구 대상의 확장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의사와 환자 관계에 대한 두 집단의 변화된 태도 차이를 구체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이를 의학교육과 진료상황에 적용 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나아가 환자 중심적 진료에 대한 두 집단의 태도 차이를 좁혀나가는 방법을 모색 할 것이다.
대상 및 방법
1. 연구 대상 및 시기
의사집단의 경우는 현실적으로 직접 설문조사 하기가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온라인 설문조사 방법을 이용하였다. 구체적으로 각 개원의협의회, 서울시의사회, 대학병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193 명의 이메일 주소를 입수한 후, 그들을 대상으로 설문 협조를 구했다. 메일 확인과 동시에 설문을 작성할 수 있게끔 온라인 설문지가 게재된 웹페이지를 메일내용에 링크 걸어두는 방식을 이용하여 설문조사하였다. 온라인 조사는 2012년 4월11일부터 5월15일 사이에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전체 설문 대상자 중 응답률이 60% 정도에 해당되는 115 명의 의사들이 설문조사에 응해 주었다.
한편, 의사가 전개하는 의료 대화의 상대는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 보건의료인, 동료 의사, 자신의 가족 및 친지, 의사가 될 학생과 넓게는 사회도 환자집단에 포함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환자집단의 설문은 편의표본 추출방법을 이용하여 서울과 대구, 경북 지역의 병원 방문 경험이 있는 20대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2012년 4월 23일부터 4월 30일 사이 약 10일간 이루어졌다. 이때 연구 대상은 외래 환자 혹은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병원, 은행, 동사무소 및 공공 기관 시설 등을 방문한 이들과 지인들 중 6개월 이내에 병원 방문 경험이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였다. 설문조사는 연구자와 2명의 조사원이 300부의 설문지를 배포하여 275부를 수거하였으며, 이중 불성실한 응답지를 제외하고 264명의 응답결과를 자료분석에 사용하였다.
2. 측정 도구
환자 중심적 태도는 의사와 환자의 상호작용 동안의 행위 및 태도를 모두 포함한다. 이는 질병 자체에 대한 관심 외에 환자를 인격체로 간주하며, 정보 공유를 통해 환자를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할 뿐만아니라 환자와 의사간의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논의를 바탕으로 이를 공유(sharing)와 돌봄(caring)에 대한 신념 정도로 살펴보았다 [8]. 구체적으로 공유 태도는 환자와 의사 사이에 힘(power)과 통제(control)가 공유되어야 하는지,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한 개인의 신념 정도를 의미한다. 한편, 돌봄 태도는 환자와 의사 관계에 있어서 온정(warmth)과 지지(support), 환자의 감정과 환경 등이 치료의 중요한 요소라고 어느 정도 생각하는지를 뜻한다.
환자중심적 태도측정은 Krupat et al. [8]이 개발한 환자 의사 지향성 척도 (Patient Practitioner Orientation Scale, PPOS)를 기본으로 하였다. PPOS는 환자와 의사의 관계에 대한 태도가 환자 중심인지, 의사 중심인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환자-의사 관계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를 자기 보고(self-report)하는 측정 도구이다. 이는 공유와 돌봄이라는 2개의 소척도로 총 18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의사와 환자가 동일한 설문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PPOS를 활용한 국내 연구로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9,10,11]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12]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자가 PPOS 원문과 비교대조하여,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일부 문항을 수정 ․보완하여 각 문항은 5점 척도로 평가하였다(1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5점: 매우 동의한다). 평균 5점에 가까울수록 환자 중심적이고 1점에 가까울수록 의사중심적인 태도를 가진다고 평가할 수 있게 했다. 5점 척도상에서 높은 점수를 나타낼수록 환자 중심적 태도를 가진다고 해석하게끔 의미상 역코딩해야 하는 항목을 제외하고 나머지 항목을 모두 역코딩하여 분석에 이용하였다 (Appendix 1). 설문지에서 환자 중심적 성향은 ‘의사와 환자가 상호작용과정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들에 동의하는 정도를 응답하도록 하였다. 측정도구의 신뢰도 검사 결과 Cronbach’s α=0.64 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존 연구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3. 자료 분석
이 연구에서 이용된 측정 도구들은 선행 연구들에서 이미 타당도와 신뢰도가 검증된 것들이지만 이 연구에서는 의사와 환자를 연구 대상으로 하였고, 연구자가 기존 측정 도구의 일부 문항을 수정 ․ 보완하여 사용하였다. 따라서 실제 분석에 들어가기 전에, 각 변인들에 대한 측정 도구의 타당도 및 신뢰도를 검정하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그리고 PPOS와 돌봄, 공유에 대한 의사, 환자 두 집단의 성향을 비교하기 위해 PASW version18.0 (SPSSInc., Chicago, USA)을 이용하여 기술통계와 t-test, MANOVA/Hotelling T2를 실시하였다.
결과
1. 연구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
먼저 의사집단의 경우, 115명의 응답결과를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Table 1). 응답자의 대다수가 남자 의사였으며(102명, 88.7%), 여자 의사는 13명(11.3%)이었다. 의사의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니, 20대(27~30 세) 13명(11.3%), 30대(31~40세) 33명(28.7%), 40대(41~50세) 42 명(36.5%), 50대(51~60세) 24명(20.9%), 60대(61세 이상) 3명(2.6%)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의사 형태별로는 전공의 13명(11.3%), 개원 및 봉직전문의 35명(30.4%), 연구강사 6명(5.2%), 전임교수 61명(53.1%)의 분포를 이루었다. 의사들이 소속된 진료기관별로 분류해 보니 1차 병원 소속 의사는 28명(24.3%), 2․3차 병원 87명(75.7%)이었다. 이 결과는 의사들의 연락처 수집과정에서 1차 병원에 소속된 의사들의 이메일 정보를 입수하기가 대학 병원이나 종합병원 경우에 비해 어려웠던 점이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한편, 환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회수된 설문지는 275부였다. 불성실한 응답지와 병원 방문 경험이 6개월 이상인 경우를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264부가 결과 분석에 이용되었다(Table 1). 응답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중 성별을 살펴 보니, 남자 138명(52.3%), 여자 126명(47.7%)으로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응답자의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니, 20대(20~30세)인 경우는 162명(61.4%), 30대(31~40세) 59명(22.3%), 40대(41~50세) 18명(6.8%), 50대(51~60세) 16명(6.1%), 60세 이상 9명(3.4%)이었다. 이들의 교육수준을 보니 고등학교 졸업 이하 44명(16.7%), 대학교 재학 122명(46.2%), 대졸 이상 98명(37.1%)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때, 대학교 재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자들이 220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대다수인 83.3%를 차지하였다.
이들의 병원 방문 경험을 바탕으로 그 특성을 살펴보았다. 먼저, 그들이 방문한 병원을 1차 진료기관과 2․3차 진료기관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때, 응답자들 중 210명이 일차 진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이들은 전체응답자의 79.5%를 차지하였다. 즉, 응답자들의 대부분은 1차 진료기관에서 치료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설문지에 응답하였다고 추측할 수 있다.
2. 주요 결과
PPOS를 공유와 돌봄 두 소척도로 구성하여, 이들 변수간에 상호 관계를 지니고 있다. 이에 PPOS, 공유, 돌봄에 대한 의사, 환자 두 집단 간의 태도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t-test 대신 MANOVA/Hotelling’s T2를 실시하였다 (Table 2). 그 결과, PPOS 점수는 의사집단이 3.02 (standard deviation [SD]=0.75), 환자집단은 3.20 (SD=0.60)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두 집단의 환자 중심적 태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5.971, p=0.015). 구체적으로 PPOS 소척도별로는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살펴본 결과, 공유차원에서는 의사집단 (mean=3.02, SD=0.50) 보다 환자집단 (mean=3.14, SD=0.42)이 보다 환자 중심적인 태도를 보였다 (F=6.203, p=0.013). 반면, 돌봄 차원에서는 의사집단 (mean=3.48, SD=0.32) 이 환자집단 (mean=3.12, SD=0.33) 보다 환자 중심적인 생각을 지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F= 96.959, p=0.000).
이를 바탕으로 공유와 돌봄 소척도를 구성하는 항목별로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먼저, 공유차원에서는 9가지 항목 중 여섯 항목에서 태도 차이를 보였다 (Table 3). 구체적으로 공유의 차원을 두 가지로 구분하여 살펴볼 때, 의사결정의 공유 (shared decision making) 차원인 ‘진료시 이야기 결정권은 의사에게 있다’(sharing1, t=2.092, p=0.037)라는 항목에서 태도 차이를 보였다. 그 다음으로 정보 이해의 공유 (shared understanding) 차원에서는 다섯 가지, ‘건강상태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것이 환자에게 좋다’(sharing2, t=3.264, p=0.001), ‘환자들은 딱히 새로운 것을 얻지 못하면서도 의사들한테 늘 질문을 한다’(sharing4, t=-4.127, p=0.000),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보다는 확신이나 안심시키는 말을 원한다’(sharing6, t= -5.105, p=0.000), ‘환자에 대한 결정과 책임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의사다’(sharing8, t=-2.837, p=0.005), ‘환자가 진료 기록을 확인하는 것은 치료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대개 혼란을 초래한다’(sharing9, t=-5.675, p=0.000) 항목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돌봄 소척도에서는 9가지 항목 모두에서 두 집단 간에 환자 중심적 태도 차이를 보였다 (Table 4). 구체적으로 ‘의료에서 환자 개인적인 사항에 대해 관심 감소는 어쩔 수 없다’(caring1, t=6.235, p=0.000), ‘진료 시 가장 중요한 일은 진찰소견이다’(caring2, t=3.106, p=0.002), ‘시간이 충분하면 개인 신상에 대해 중점을 두어야 한다’(caring3, t=5.300, p=0.000), ‘의사가 의술이 뛰어나면, 환자를 대하는 태도나 의사전달의 좋고 나쁨은 중요하지 않다’(caring4, t=6.284, p=0.000), ‘개방성과 따뜻함을 중시하는 의사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caring5, t=5.022, p=0.000), ‘환자의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이 의사가 제시하는 치료방법과 다르면, 치료를 계속할 수 없다’(caring6, t=3.993, p=0.000), ‘치료시 환자의 개인적 삶이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caring8, t=6.710, p=0.000), ‘치료시 유머는 의사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caring9, t=2.710, p=0.007) 항목에서는 환자들 보다는 의사집단이 보다 환자 중심적인 성향을 보였다. 반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의사를 만나 빠른 해결책을 얻고 싶어 한다’(caring7, t=-5.960, p=0.000) 항목에서는 돌봄의 다른 소척도 항목들과는 달리 의사들보다는 환자들이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찰
의사와 환자간의 환자 중심적 태도를 살펴본 결과, 구체적으로 공유 성향에서는 환자들이 의사들에 비해 보다 환자 중심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는 반면, 돌봄 성향에서는 의사집단이 환자집단에 비해 보다 ‘진료’ 자체에 중심을 두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외국의 경우와 같이 의사들이 돌봄 차원보다는 공유 차원에서 환자 중심적인 성향이 약함을 의미한다. 공유 차원을 구체적으로 정보의 공유와 의사결정의 공유로 구분하여 살펴볼 때, 의사집단이 환자집단보다 정보 제공과 설명의 역할을 중요시하는 정보공유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정도가 약한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결과는 외국의 경우와 비슷하였다[10,13].
공유성향 중 정보공유에 대한태도, 즉 건강상태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는 것에 대해서는 환자집단 보다도 의사집단이 가장 높은 점수로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사집단이 진료의 시작은 커뮤니케이션임과 동시에 치료는 정보 공유와 경청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한편 환자들은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객관적인 설명보다는 확신이나 안심을 주는 대화를 하기를 원하지만, 의사들은 환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사들이 치료에 관한 정보 공유 차원에서도 의사들이 객관적인 설명보다는 인간적인 측면에서 환자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치료 결과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국내 환자 만족도 연구 [14,15]에서도 환자들의 진료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의사의 자세한 설명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이는 의학정보 공유에 대한 목소리가 증가 추세에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라 할 수 있다.
공유의 두 번째 차원인 의사결정의 공유에 대한 태도에서는 의사들보다 환자들이 정보 공유를 활발히 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자신들이 참여하는 것이 진료과정에서의 환자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것은 의사들이 분위기나 상황을 조성하면 환자들의 정보 공유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돌봄 차원에서는 치료를 수행하는 의사가 환자보다 의사의 기본적인 역할은 보다 진료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3차 의료 기관을 내원한 환자들의 환자 중심적 성향은 6점 척도상에서 4.23, 공유 소척도는 4.25, 돌봄 소척도는 4.21 이었다[8]. 이 연구에서 환자들의 PPOS 점수는 5점 척도상에서 3.20, 공유 성향은 3.14, 돌봄 성향은 3.12로 나타났다. 환자 중심적 성향의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 하지만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할 때, 전체적으로 미국에 비해 환자중심적 성향이 낮음을 예측할 수 있다. 이는 의사와 환자 관계에 대한 태도가 외국과는 차이가 있음이 반영된 결과라 생각된다. 의사집단의 경우, ‘의사의 의술이 뛰어나면 환자에게 어떻게 대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에 가장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통해 의사들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를 중시함을 알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개방 성과 따뜻함, 개인 삶과 문화의 이해, 환자 고유상황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 순으로 높은 점수를 주었다. 이 문항들은 모두 돌봄 소척도를 나타내며, 돌봄의 개념은 보편적으로 당연히 의사가 지녀야 하는 속성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외국의 연구 결과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유, 돌봄 차원에 대한 환자 중심적 태도가 의사와 환자, 상호작용자들 간에 일치할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 결과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음을 생각할때, 두 집단 간의 태도차이를 좁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끝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환자와 의사 간의 관계는 두 집단의 상호작용 형태로 드러나는 것이기에, 이를 실질적으로 비교 연구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환자 중심적 성향을 평가하는 측정 도구가 외국에서 개발된것을 번역하여 사용함으로써 우리나라 상황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의사집단의 경우 이메일을 통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연구에 참여한 의사집단은 조사원이 직접 설문조사한 환자집단에 비해 보다 적극적인 응답자로, 이들의 태도가 설문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환자집단의 경우 6개월 이내 병원 방문 경험자들로 제한하였으나, 최근 진료경험과 환자의 지역적 특성이나 정서가 환자와 의사관계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이러한 점을 후속 연구에서는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 환자-의사 관계는 사회문화적인 영향을 받는 의료의 인문학적인 요인으로 한마디로 정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환자의 경우는 다양한 인구 사회적 요인, 의료노출 정도, 개인적 특성, 의사의 경우는 임상경험, 성격 등 개인적 특성이 의사-환자 관계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하여 실시하는 후속 연구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환자집단의 경우, 공유와 돌봄 성향 모두 남성보다는 여성이 보다 환자 중심적인 태도를 보였다(sharing: 남자 3.11 [SD=0.43], 여자 3.32 [SD=0.44], t=-3.821, p=0.000; caring: 남자 3.01 [SD=0.37], 여자 3.19 [SD=0.35], t=-2.976, p=0.003). 그리고 연령대에 따라서도 환자들의 환자 중심적인 태도에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sharing: F=5.009, p=0.001; caring: F=2.428, p=0.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