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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Med Educ > Volume 25(2); 2013 > Article
의학교육의 변화 속에 기초의학교육의 방향
의학교육에 참여하는 모든 교육자는 학생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우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마련이다. 의사들이 의학의 기초가 되는 적절한 과학적 지식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에게 필요한 과학적 지식이 어느 정도인지, 언제, 어떻게 학습하여야 하는지, 누가 가르쳐야 하는지, 심지어 의학의 기초가 되는 과학적 지식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의학을 너무 임상 실무에만 맞춘다면 과학적인 방법론의 과정을 소홀히 하는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의료기관은 심지어 대학병원에서조차 실상 교육보다는 진료에만 치중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 의학 발전을 위해서는 의과대학 교육에서 과학적인 방법론에 입각해서 철저한 검정과 평가를 통하여 가르치고 훈련하는 것이 기초의학의 책임이다. 이러한 훈련 과정을 거침으로써 환자로부터의 정보를 바탕으로 한 임상적 진단(기초에 바탕을 둔 임상적 추론, clinical reasoning)이 가능할 것이다.
앞으로 다가오는 21세기 기초의학교육을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 것인가? 기초의학교육의 좌표, 목표는 어떻게 설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까?
전통적으로, 의과대학에서의 기초의학교육은 의학연구 자세와 방법, 그리고 임상의학을 학습하는 데 필요한 인체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내용을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했었다. 따라서 각 의과대학에서 교육하는 기초의학 내용과 방법 그리고 교육 시기 및 이에 소요되는 강의시간이 거의 일정하였으며 많은 양의 지식 전달에만 치중하였다. 그러나 21세기에는 기초의학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수정되어야 한다.
전통적인 기초의학교육은 서로 분절된 교육과정으로 1) 반복, 2) 과부하, 3) 관련성 부족, 4) 통합성 부족, 5) 학습보다 가르치는 것의 강조 등 부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학생들은 의학(medical science)과 의료(medical practice)를 학습하는 것이지, 결코 그 속에 포함된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 등의 교과목을 개개의 독립된 학문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것은 연구중심 기능을 강조하여 온 교수들에게는 혁명적인 사고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의과대학 교육과정이 완전한 통합 또는 문제지향 교육과정(problem- basedlearning, PBL; “무엇을 배울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배울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교육과정)을 채택하고 있다 하더라도 기왕에 존재하고 있는 전문학문(-logy)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〇〇학이라는 명칭으로 시간표 전면에 나타나지 않고 의사양성교육에 필요한 최소한의 의학을 학습시키되, 학생들이 이해하고 흥미를 가지고 구체적인 문제를 다루어 가는 사이에 자연적으로 개개 코스의 unit 내에 필요한 학문분야가 통합된 형태로 나타나 학문으로 귀납되도록 하고 있다.
21세기를 맞으며 의학교육의 목표는 환자 진료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가르치려고 했던 데서 벗어나, 다양한 덕목을 갖춘 의사를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의과대학 교육 과정에서의 생물의학적 지식과 기술교육을 졸업 후 교육을 준비하는 정도로 그 양을 줄여야 한다. 또한 이들 지식과 기술수준도 1차적인 의료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으로 낮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과목 중심의 교육보다는 계통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새롭게 변화하고 증가하는 의료지식을 능동적으로 평생 공부하고 습득하는 의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내용의 변화를 살펴보면, 21세기에는 생물 의학적 지식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 것이며 분자생물학, 신경생물학, 구조생물학을 포함한 분자의학의 급속한 발달로 생체에 대한 이해가 증진되고, 의학 분야에 새로운 시야가 펼쳐질 것이다. 의학의 이러한 발전은 생화학, 생리학, 약리학, 미생물학 등 기초의학의 전통적인 구분 뿐 아니라,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의 구분도 무의미하게 만들 것이다. 또한 의사들은 질병 발생의 기초의학적인 지식 외에도 질병을 유발시키거나 악화시키는 행동인자, 사회적 요인, 사회문화적 배경을 이해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 행동과학, 사회의학, 질병역학, 생물통계학 등의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의학지식의 전달만으로는 학생들 자신들이 지식을 얻는 방법이나 창의력을 키워주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독자적으로 공부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기초의학 교육과정에서부터 도입해야 한다. 또한 기초의학교육은 기초의학 총론 및 기관별, 주제별 통합 개념으로 임상의학과 연계하되 임상의학 내용 이해를 위한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와 같이 기초의학 교육과정의 변화는 21세기 의학교육발전과 관련해서 다른 어느 분야보다 두드러지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2000년 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에서는 ‘21세기 한국 의학교육 계획(21세기 한국 의사상)’을 통해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하였다.

1. 기초의학교육은 의사로서의 정확한 판단능력과 연구능력을 함양시키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의사는 자신이 알고 있는 의학지식을 폭넓게 응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응용력은 반드시 과학적 배경과 생물학적 기전 이해를 바탕으로 발휘되어야 한다. 또한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되는 의사는 질병의 진단과 치료과정에서 치밀함과 정확성을 기해야 한다.
일차적인 의사 양성을 목표로 한 기초의학교육은 생물학적 사실에 관한 지식을 단순히 전달하기보다는, 생명현상에 관한 원리를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끔 유도함으로써 논리적 문제해결능력을 증진시켜야 한다. 또한 기초의학 실습을 통해서는 객관성 있는 연구 결과를 얻고자 하는 연구 자세와 연구 결과를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어,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판단 능력과 응용력을 함양시켜 주어야 한다. 당장 임상의학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기초의학 지식 습득과 실험 실습 과정이 의학교육 과정에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의과대학의 학습 목표가 진료능력 위주로 설정되고 인턴제폐지에 따른 임상실습 시간 강화 및 기간을 늘림과 성급한 서브 인턴의 도입으로 인해 기초의학 교육시간이 감소하는 임상중심의 새로운 교육과정 개발로 기초의학교육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그러나 기초의학은 그 학습방법이 바뀌어갈 뿐 기본 내용이 갖는 중요성은 결코 감소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변화에 대한 기초의학교육 확충 방안으로 의예과와 의학과의 2단계로 구분된 현 교육과정 대신 의예과 교육의 어려움과 비효율성을 인정하여 6년제 통합교육과정을 선택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2. 기초의학교육은 임상의학교육과 연계되어 실시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주로 강의에만 의존하던 교육 방법을 지양하고, 실습이나 컴퓨터를 활용한 교육 등을 통해 자율학습의 기회를 넓혀 독자적인 학습 태도와 문제해결 능력을 함양시켜야한다. 또한 교육 내용을 임상의학과 연계하여 실제적 임상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해 가야 한다.
현재까지 대다수 의과대학에서의 교육은 학생에게 방대한 양의 지식을 암기하도록 요구하고 또 이를 평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날로 증가하고 있는 의학지식 전부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들 지식 모두가 실제임상에서 활용되고 있지도 않을 뿐더러 컴퓨터의 발달로 암기의 중요성이 점차 감소되고 있다.
또한, 현재 대부분의 의과대학 기초의학교육은 전통적으로 교실의 영향력에 따라 배정되어온 강의 시간 수에 맞추어 또는 교과목을 운영하는 담당교수 중심으로 편성되어 있다. 따라서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간뿐만 아니라 기초의학 간에도 교육과정의 연계가 이루어지지 않아 학생들이 분절화되고 단편적인 의학지식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육과정을 학습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교육 목표에 가장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여야 한다. 교수의 연구 중심으로 편성된 교실 중심 교육체계로부터 학습자 중심의 주제별/장기별 기초-임상 통합교육과정의 강화 또는 PBL 과정의 도입이 필요하다.
일차진료의사 혹은 전문의가 알아야 할 기초의학지식과 기초의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알아야 할 지식 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졸업 후 기초의학이 아닌 임상의학을 전공하므로 기초의학 교육내용은 실제 임상에 많이 응용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기초의학 교육과정에서의 기초-임상 간 연계는 졸업 후 연구에까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3. 기초의학교육 및 연구 발전을 위하여 별도의 기초의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기초-임상 연계 교육과정의 보편화는 의과대학 기초의학분야의 교육과 연구기능 분리를 더욱 가속화하고 두 기능의 전문화를 촉진하여, 의학교육에서 기초의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 같지 않다고는 해도 인체를 알고 병을 알아야 정확한 목표를 통해 연구를 진행 할 수 있기에 기초의학교육이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대학 간, 국가 간 생명과학 분야 경쟁에 있어서도 기초의학 분야 연구가 중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다.
따라서 의과대학들은 새로운 기초의학 교육과정을 발전시키는 일 이외도 기초의학 연구를 발전시키기 위한 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MD-PhD 프로그램 같은 기초의학 내지 기초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행정 당국은 교수의 능력을 주로 연구업적 중심으로 평가하여 교수들이 교육에는 소홀하게 되었다. 대학에서는 교육도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이에 교육영역 업적을 중요하게 인정하는 교수업적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하여 교수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여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무엇을, 언제, 어떻게, 얼마나 교육하느냐 보다는 학생 스스로가 어떻게 공부하느냐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지식의 전달을 어떻게 할지 골몰하기보다는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21세기 기초의학의 과제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서는 기존의 강의식 수업을 대신할 수 있는 PBL, 웹기반 또는 워크북 및 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방법들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임을 덧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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