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대학생은 자신의 정체감을 확립하고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게 되며, 졸업 후 자신이 하게 될 일에 대해 결정해야만 한다. 이 시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무엇이고, 잘하는 일은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탐색하게 되고,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게 된다.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서 그 직업에 대해서 알아보거나 주변 사람들, 즉 부모나 선배, 친척 등의 조언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의 성격이나 흥미, 적성 등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하여 보다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특히 직업흥미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나타내주며, 진로발달이나 탐색에서 중요한 변인으로 작용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의 전공과 직업흥미가 일치할수록 전공 만족도가 높으며 직업흥미 수준이 높을수록 전공 만족도와 진로 성숙도도 높아진다고 한다[1]. 흔히 의과대학에 입학하면 진로가 결정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4년 또는 6년간의 의학공부를 마친 후 학생들은 구체적인 진로를 선택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기초의학을 할지 임상의학을 할지, 임상의학을 선택하였다면 추후 보다 세부적인 전공을 결정해야 한다. 이 외에도 의학전문기자, 의료소송 전문변호사, 해외 의료 봉사활동, 의학연구원 등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
의과대학생들은 의과대학생활에서의 경험, 관련 임상실습에서의 학업 성취도, 성격적 요인, 의학교육과정에서 배운 내용들, 주변 사람들(가족, 친지, 교수 등)의 권유, 자신이나 가까운 사람의 질병, 임상적 경험 등 다양한 이유로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2,3]. 한 연구에 따르면, 의과대학에 진학할 당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인은 흥미와 적성, 그 다음은 직업의 안정성 및 사회적 지위로 나타났으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흥미와 적성을 고려한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직업의 안정성 및 사회적 지위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 Lim & Cho [4]는 이러한 결과는 진학 전에는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전망 등 외적인 여건을 중시하지만 의학적 지식을 쌓고 임상 경험을 한 후에는 개인적 적성이나 흥미를 더욱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을 반영한다고 하였다. 또한 의과대학생들의 진로선택과 성격요인과의 관련성을 살펴본 연구들에서 이 두 가지는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4,5].
직업은 단순한 생계수단뿐 아니라 자아실현을 이루는 것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전공 만족도뿐만 아니라 업무의 효율성과 삶의 질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임상의학을 선택하는 경우, 얼마나 그 업무가 자신에게 적합하고 만족하느냐는 환자를 치료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고, 현재 임상의학을 지원하고자 하는 의과대학생들이 많은 만큼 의과대학생들의 진로선택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진로선택과 관련하여 흥미와 적성 등 성격적인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검사 중 하나로 Strong 직업흥미검사(Strong Interest Inventory)가 있다. Strong 직업흥미검사는 한 개인이 좋아하는 활동이나 업무, 환경을 알 수 있으며, 어떤 일에 가치를 두는지, 어떤 사람들과 일하기 좋아하는지 등을 알아보는 검사이다. 이 검사에서 핵심이 되는 일반직업분류는 Holland의 직업선택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특정 직업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흥미패턴을 찾아 6개의 흥미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6개의 흥미유형은 현장형(realistic), 탐구형(investigative), 예술형(artistic), 사회형(social), 진취형(enterprising), 사무형(conventional)으로 영문의 앞글자를 따서 일명 ‘RIASEC’이라고 불리며 이 6개의 흥미유형이 육각형에 배치되어 ‘육각 모형’이라고도 불린다(Fig. 1) [6]. 육각 모형에서 서로 근접한 유형은 유사한 특징을 보이며 대각선에 있는 유형끼리는 반대의 특징을 보인다. 또한 한 개인은 한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2~3개의 유형을 조합하여 특징지어질 수도 있다. 이 검사를 통해서 직업흥미유형뿐만 아니라 업무유형, 학습유형, 리더십유형, 모험심 유형을 평가할 수 있어서 진로와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개인적 특성을 추가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어 보다 많은 개인에 대한 특성을 제공해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의과대학생의 직업흥미유형에 대한 연구는 몇몇 외국논문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Borges et al. [7]의 연구에서는 술기 중심의 전공과 환자 중심의 전공에서의 직업흥미유형을 살펴본 결과, 두 집단 모두 탐구적인 사회형이 우세하였다. Duffy et al. [8]의 연구에서는 의과대학생들의 성격, 직업흥미, 직업적 가치에 대해 연구한 결과, 예술형과 개방성 사이에, 진취형/사회형과 외향성, 경영가치 사이에 유의한 관계가 있음을 밝히고 있으며, 성격과 직업흥미 유형은 직업적 가치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의과대학생의 직업흥미와 관련된 연구를 찾아보기 힘들다. 진로나 직업과 관련된 연구 대부분은 진로를 선택하는 요인이나 동기[3,4,9]에 관한 것이다. 또한 의과대학생들의 진로지도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인식되고 있으며 Chung et al. [10]의 연구에서는 진로지도의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조사를 실시하였으나 실제 적용 사례에 관한 연구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의과대학생의 직업흥미유형을 알아보고 이를 학생 지도 프로그램에 적용 가능한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의과대학생의 직업흥미유형은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는가? 2) 의과대학생의 직업흥미유형은 의학과 관련 유형과 일치하는가? 3) 직업흥미검사 결과가 지도교수와의 진로지도를 위한 면담 과정에 유용한가?
대상 및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2011학년도, 2012학년도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신입생 124명(남, 75명; 여, 49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2011년과 2012년 3월에 온라인으로 한국판 Strong 직업흥미검사를 실시하였다. 건양대학교 의과대학은 의학과와 간호학과로 구성되어 있고, 의학과는 의예과 과정이 없이 6년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여기서 의학과 신입생이라 함은 의예과 1학년 신입생에 해당된다.
2012학년도 의학과 신입생 61명을 대상으로 지도교수와의 면담 시 Strong 검사 결과를 제공하고, 61명의 지도교수를 대상으로 Strong 검사 결과 제공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이에 대해 53명의 교수가 응답하였다.
1) Strong 직업흥미검사
Strong 직업흥미검사는 1927년 미국의 심리학자 Edward K. Strong에 의해 처음 개발되었으며, 일반직업분류척도(general occupational themes, GOT)에서 현장형, 탐구형, 예술형, 사회형, 진취형, 사무형으로 직업흥미유형을 구분하며, 기본흥미척도(basic interest scale, BIS)서 25개의 하위 범주로 세분화되고, 개인특성척도(personal style scales, PSS)에서는 업무유형, 학습유형, 리더십유형, 모험심유형을 평가할 수 있다(Appendix 1). 본 연구에 사용된 검사는 김정택 등이 번안하여 표준화한 한국판 Strong 직업흥미검사로 Cronbach-α 계수는 각 하위 유형별로 0.85~0.92이며, BIS 척도는 0.74~0.94, PSS 척도는 0.74~0.86이다.
2) 면담일지 및 설문조사
2012학년도 의학과 신입생을 대상으로 건양의대 신입생 프로그램인 동기유발학기 동안 이루어지는 지도교수와의 면담과정에 면담일지를 제공하고, 학생의 진로와 앞으로의 계획, 학교생활 등에 대한 면담을 실시하도록 하였다. 이 면담일지에는 개별 학생의 Strong 직업흥미검사 결과와 이에 대한 만족도를 알아보기 위한 3개의 문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문항의 내용은 “학생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주었다”, “자연스러운 대화 유도에 도움이 되었다”, “라포 형성에 도움이 되었다”이며, 4점 척도(매우 만족, 약간 만족, 부족, 불만족)로 구성하였다. 해당 학생들에게는 지도교수에게 검사 결과가 포함된 면담일지가 제공된다는 것을 미리 공지하였으며, 검사 결과를 참고하여 자신의 관심영역, 가치 있게 여기는 것, 여가활동 등을 지도교수에게 간략히 소개하도록 하였다.
결과
1. 의과대학생의 직업흥미유형 분포
1) GOT
의과대학생의 직업흥미유형을 살펴본 결과(Fig. 2), 탐구형(I)이 63.7%로 가장 많았다. 성별에 따른 분포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예술형(A), 사회형(S), 사무형(C)의 비율이 더 컸으며, 반대로 현장형(R)과 진취형(E)은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많이 나타났다.
6개 GOT 코드의 점수를 비교한 결과(Table 1), 현장형, 예술형, 사회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현장형은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은 점수를(t=2.71, p=0.008), 예술형과 사회형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보였다(t=-3.33, p=0.001; t=-2.08, p=0.039).
2) BIS
성별에 따라 BIS 척도 점수를 비교한 결과(Table 2), 현장형에 속하는 농업(t=2.108, p=0.037), 운동경기(t=4.472, p=0.000), 기계관련활동(t=2.620, p=0.013), 탐구형에서는 수학(t=2.073, p=0.040)에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많았던 예술형과 사회형에서는 음악/드라마(t=-3.423, p=0.001), 미술(t=-3.716, p=0.000), 응용미술(t=-2.373, p=0.019), 사회봉사(t=-2.455, p=0.016)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나타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사회형 중 의료봉사에서는 성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3) PSS
PSS 척도는 평균 점수 50점을 기준으로 서로 반대되는 특성을 나타내는데, 45점 이하의 점수는 척도의 왼쪽에 표시되고 55점 이상의 점수는 오른쪽에 표시된다. 46~54점은 특정한 한 유형이나 반대유형에 대해 뚜렷한 선호가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4개의 척도 중 리더십유형(평균, 56.80; 표준편차, 5.36)과 모험심유형(평균, 57.80; 표준편차, 6.42)에서 기준점수인 55점 이상으로 나타났는데(Table 3), 리더십유형은 솔선수범하여 이끌기보다는 타인을 지위하고 통솔하는 경향이 강하며, 모험심유형은 안정된 상황을 유지하기보다는 모험에 도전하기를 더 선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업무유형에서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는데(t=-2.766, p=0.007),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여학생과 남학생 모두 50점 이하의 점수로 사람과 함께 일하기보다는 혼자 일하기를 선호하고 아이디어나 자료, 사물을 다루는 일을 더 선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2. 의학과 관련 유형과의 일치
의학과 관련된 직업흥미유형은 탐구형과 사회형으로, 탐구형은 전체 중 63.7%로 가장 많은 유형이었으나, 사회형은 5.6%에 그쳤다. 이는 한국판 Strong 직업흥미검사의 규준집단과 비교하였을 때 상이한 결과인데, 규준집단은 6개의 유형이 골고루 분포하였으며 탐구형은 가장 적게 나타나는 유형이다. 그러나 의과대학생들의 직업흥미유형에서는 탐구형이 과반수 이상으로 나타나고 사회형은 매우 적게 나타났다.
3. 학생 진로지도 프로그램에서의 활용 가능성
건양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담임반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입학과 동시에 1:1로 교수와 학생을 매치시켜 지도를 하도록 되어있다. 또한 1학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3월 한 달 동안 실시되는 몰입식 교육인 동기유발학기 동안 ‘멘토를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멘토를 찾아서’ 프로그램에서 지도교수와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데, 2012학년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Strong 검사 결과를 포함한 면담일지를 지도교수에게 배포하였으며, 면담일지를 작성하여 의학교육학교실로 제출하도록 하였다.
지도교수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학생에 대한 이해 도움’은 매우 만족 58.5%, 약간 만족 30.2%로 나타났으며, ‘자연스러운 대화 유도에 도움’은 매우 만족 41.5%, 약간 만족 49.1%로 나타났다. ‘라포형성에 도움’은 매우 만족 39.6%, 약간 만족 49.1%로 나타나 학생과의 진로지도 면담 과정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Fig. 3). 기타 의견으로, 학생들이 현재 희망하는 전공에 따라 지도교수를 배정해 주는 것이 진로지도에 보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도 제안되었다.
고찰
진로발달은 전 생애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이며, 자신과 그 직업에 대한 이해가 되어야 보다 올바른, 적합한 진로를 선택할 수가 있다. 의과대학생들은 장차 의사가 되어 환자를 치료할 수도 있고, 기초의학분야에서 연구를 하거나, 의학전문기자나 변호사처럼 환자를 직접 치료하지는 않지만 의학정보를 전달해주고 의료분쟁을 해결하면서 사람들을 도울 수도 있다. 그리고 봉사정신이 투철하다면 해외 의료봉사활동을 할 수도 있고, 최근 미디어 매체에 등장하여 클래식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한 의사처럼 자신의 관심분야와 취미활동을 통해 의사로서의 삶 이외의 인생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 의과대학생들은 다양한 직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어떤 일에 관심이 있고 잘 할 수 있는지, 자신의 적성과 흥미 등을 파악하여 진로를 결정하기보다는 다른 요인에 영향을 더 받는다. Lee et al. [3]의 연구에서 의학전문대학원과 의과대학 학생들의 진로 결정 요인으로 가족이나 친구의 사례, 교수님이나 선배들의 사례, 학교 실습 경험, 의과대학에서의 환자와의 접촉경험, 지적인 전문 내용 등을 주요한 결정 요인으로 응답하고 있다. 물론 여러 주변 사례와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를 선택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도구를 통해 진로를 탐색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의과대학생들의 직업흥미유형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전체 중 63.7%가 탐구형이었으며,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평균 점수 또한 가장 높은 유형이었다. 이는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직업흥미유형을 살펴본 연구와 비교하였을 때 일치하는 결과이다[6,7]. 이 유형은 과학적이고 호기심이 많으며 자료를 분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유형에 포함된 기본흥미척도인 BIS 척도는 과학, 수학, 의학으로 이를 보더라도 의학과 관련된 유형임을 알 수 있다. BIS 척도 중 의학 분야에서의 평균 점수가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 한국판 Strong 직업흥미검사의 일반인 규준집단(남자 평균, 48.4; 여자 평균, 51.3)보다 높은 편이다. 4년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진취형이 52.4%로 가장 많았으며 탐구형은 6.7%에 불과했다[1]. 공과대학생의 직업흥미유형을 살펴본 연구 결과에서는 예술형이 23.0%로 가장 많은 유형으로 나타났으며 탐구형은 8.1%만이 해당되어 가장 적은 유형으로 나타났다[11]. 이는 의과대학생의 직업흥미유형이 일반 규준집단이나 다른 계열의 대학생과는 다르다는 점을 시사하며, 의과대학생들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의학과 관련된 직업흥미유형으로 사회형이 있는데, 사회형의 BIS 척도는 교육, 사회봉사, 의료봉사, 종교활동이다. 사회형은 사람과 함께하는 일과 타인을 돕는 일을 선호하는 유형으로 이해심이 많고 대인관계 기술을 잘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의사라는 직업은 환자를 대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공감할 줄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국내외 의과대학에서 중요시 하는 교육과정 중 의료인문학 교육과정이나 의사소통기술과 관련된 교육은 이를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의과대학생들에게 사회형이 많기를 기대할 수 있지만, 본 연구 결과 사회형은 8.1%만이 나타났으며 평균 점수(남학생, 46.75; 여학생, 50.67)도 규준집단(남자, 47.3; 여자, 52.1)보다 낮게 나타났다. 또한 탐구형의 점수와 비교하였을 때도 사회형의 점수는 매우 낮았는데, 탐구형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 사회형에서 점수가 낮다면 조사와 연구 지향적이고, 환자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이 매우 적다고 한다[10].
개인특성을 알아보는 PSS 척도에서도 이러한 점이 나타나고 있다. 업무유형의 점수가 50점 이하면 사람보다는 아이디어나 자료, 사물을 다루는 일과 혼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남학생과 여학생의 평균 점수가 50점 이하로 나타났다. 남학생의 점수가 여학생의 점수보다도 낮게 나타났는데, 대부분의 의과대학에서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의 비율이 더 많다는 점에서 이들이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도록, 또는 자신에게 더 적합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즉, 탐구형의 직업흥미유형에 해당되는 경우, 사회형의 점수가 낮고 업무유형 점수가 낮은 학생은 환자를 치료해야하는 임상의사의 업무보다 연구를 하는 기초의학자나 연구원의 업무가 더 적합하고 잘 수행할 수 있다[6]. 따라서 해당 업무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자신의 직업흥미유형이나 성격적인 특성에 적합한 진로를 찾을 수 있는 진로지도 프로그램이나 상담 프로그램의 개발 및 적용이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의과대학생들의 직업흥미유형을 살펴보고 학생 진로지도 프로그램에 활용하여 지도교수와의 면담에서 유용한가를 알아보았다. 2012학년도 1학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지도교수와의 면담 시 제공한 Strong 직업흥미검사 결과가 포함된 면담일지에 대한 교수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다. 학생을 이해하는 자료가 되었으며, 자연스러운 대화 유도와 라포 형성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였다. 다만 Strong 직업흥미검사에 대한 정보가 없어 어려움이 있었으며, 좀 더 일찍 면담일지를 교수에게 제공하여 내용을 숙지하도록 하거나 검사에 대한 워크숍을 개최하였으면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Strong 직업흥미유형은 개인의 직업흥미를 설명해주며 의과대학생들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으므로, 학생면담이나 진로지도 프로그램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몇 가지 보완점, 즉 사전에 지도교수에게 검사에 대한 워크숍이나 상담기법 등에 관한 워크숍을 진행하여 진로지도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의 제한점은 일개 의과대학 신입생만을 대상으로 하였다는 점이다. 여러 대학과 모든 학년의 학생들에게 검사를 실시하지 못하였다. 또한 전공 만족도나 학교 적응도, 학업 성취도 등 직업흥미유형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상과 같은 결론과 연구의 제한점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의과대학생들의 직업흥미유형에 따라 전공 만족도나 학업 성취도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고 의과대학에서의 적응 정도를 파악해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특정 유형의 전공 만족도나 학업 성취도가 낮다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둘째, 의과대학생들에게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일 것이다. 이와 함께 더 중요한 것은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해주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줄 아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 결과를 볼 때 의과대학생들에게 이러한 점이 부족하며,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교육과정의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적합한 유형이 어떤 것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진로지도를 위해서는 어떤 직업이 있으며 그 직업의 특징과 요구되는 능력을 알아야한다. 따라서 보다 세부적으로 의학 관련 진로와 직업흥미유형과의 관련성을 알아보고, 이를 통해 각 유형과 희망하는 진로에 맞는 프로그램 내용을 개발하여 적용해야 할 것이다. 넷째, Strong 직업흥미검사는 심리검사로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검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따라서 교수자들이 효과적으로 검사를 활용하여 진로지도를 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