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과대학생들의 의학교육환경에 대한 인식
Students' perception of the educational environment of medical schools in Korea: findings from a nationwide surv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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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students' perception of the educational environment of medical schools in Korea.
Methods:
A total of 9,096 of 12,035 students (75.6%) responded to our questionnaire. This study was conducted at the end of the 2013 academic year using the Dundee Ready Education Environment Measure (DREEM) at 40 medical schools in Korea. DREEM comprises five domains: students' perceptions of learning (SPL); students' perceptions of teachers (SPT); students' academic self-perceptions; students' perceptions of atmosphere; and students’ social self-perception. The data were analyzed using descriptive statistics, independent t-test, and one-way analysis of variance.
Results:
The overall mean DREEM score was 113.97 (of 200), and the scores for the 40 medical schools ranged from 100.24 to 134.32. The overall mean and domains scores of the DREEM differed significantly between educational systems, grades, genders, and academic achievement levels. Graduate-level medical students had higher scores for the DREEM and its five domains than undergraduate medical students. The scores were lowest in second-year students (mean, 111.80). Male students' perceptions were significantly higher than those of female students except for SPL and SPT. High academic achievers' perceptions were also greater versus low academic achievers.
Conclusion:
Students' perceptions of their educational environment are positive in Korea. The learning environment should be evaluated by curriculum planners and administrators of medical schools to improve its quality.
서론
학생들의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교육과정, 교수법, 지원체계, 물리적 환경과 같은 교육환경이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1]. 학생들이 어떤 교육환경에 처해 있고, 그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개선하는 것은 학습을 촉진시키고,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2,3]. 따라서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적절한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환경은 학습자가 대학의 교육과정 이수를 위해 상호작용하는 모든 물리적, 심리적, 사회적 맥락을 의미한다[4]. 교육환경을 평가하는 것은 질 높은 의학교육과정을 제공하기 위한 핵심 활동이며, 교육환경에 대한 학생들의 피드백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가장 중요한 근거자료가 된다[2]. 따라서 학생들이 의학교육환경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만하고 타당한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17년 동안, 의학뿐만 아니라 의료 관련 분야에서 교육환경의 강점과 약점을 피드백하고 개선하기 위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어 온 도구가 Dundee Ready Education Environment Measure (DREEM)이다[5]. DREEM은 간호학, 치의학 등과 같은 전공분야에서도 적용하고 있지만,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집중적으로 사용되어 왔다[6]. 영국에서 개발하였지만, 전 세계 20개국에서 사용하고 있고, 8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7].
DREEM은 학습(students’ perception of learning, SPL), 교수(students’ perceptions of teachers, SPT), 학업(students’ academic self-perceptions, SAS), 분위기(students’ perceptions of atmosphere, SPA), 사회적 관계(students’ social self-perceptions, SSS)의 5개 하위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교육환경 요인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도구이다[5]. 지금까지 DREEM은 의학교육과정 개편 전후에 변화를 평가하거나[8], 개별 의과대학의 의학교육환경에 대한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거나[9], 다른 의과대학의 교육환경과 비교하거나[10], 학생들의 성취와의 관련성을 연구[11]하는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어 왔다. 이처럼 외국에서는 의학교육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에 비해 국내 연구는 드물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의학교육은 괄목할 만한 변화와 발전을 해 왔고[12], 외국의 다양한 제도와 교육과정을 도입하려는 노력을 해 왔다. 이제는 국내에서도 의학교육환경에 관심을 갖고 조사해 볼 때이다. 학생들이 지금의 우리나라 의학교육환경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어느 정도 수준이며,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의과대학 (이하 의대) 및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학생들이 의학교육환경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향후 의학교육환경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개선방향을 모색하는 데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대상 및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전국 41개 의대 또는 의전원에 재학 중인 1학년에서 4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였다. 41개 대학 중 1개 대학을 제외한 40개 대학이 회신을 하였다. 각 대학의 입학정원을 기준으로 총 학생 수는 약 12,035명이며, 이 중 9,096부가 회수되어(회수율 약 75.6%), 이를 최종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 대상의 분포를 살펴보면, 의대생이 3,892명(43.1%), 의전원생이 5,134명(56.9%)이며, 남학생이 5,317명(60.7%), 여학생이 3,439명(39.3%)이었다. 학년 분포는 1학년이 2,460명(27.3%), 2학년이 2,279명(25.3%), 3학년이 2,409명(26.7%), 4학년이 1,862명(20.7%)이었다(Table 1). 평균 연령은 25.54세(표준편차 3.34)였으며, 연령범위는 19세에서 58세였다.
2. 연구 도구
1) 교육환경인식 척도
학생들이 의학교육환경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Roff et al. [5]이 개발한 DREEM을 번안하여 사용하였다. 의학교육환경은 학생이 지각하는 학교 및 강의실의 분위기, 학업에 대한 확신 또는 자신감, 학교에서의 사회적 관계, 학생이 학습 또는 수업, 교수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와 인식 등을 말한다[5]. DREEM은 5개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요인별 문항 수는 SPL 12문항, SPT 11문항, SAS 8문항, SPA 12문항, SSS 7문항으로 총 50문항이다(Appendix 1).
DREEM의 총점은 200점이며, 총점에 대한 해석은 very poor (0~50점), plenty of problem (51~100점), more positive than negative (101~150점), excellent (151~200점)을 기준으로 한다. 각 문항에 대한 해석은 positive (3.5 이상), could be enhanced or improved (2~3점), problematic area (2점 이하)를 기준으로 한다[13].
각 문항에 대한 반응양식은 리커트(Likert) 5점 척도이며, ‘전혀 그렇지 않다’의 0점부터 ‘매우 그렇다’의 4점까지 반응하도록 하였다. 역채점 문항은 9개(4, 8, 9, 17, 25, 35, 39, 48, 50) 문항이다. 각 하위 요인별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요인에 대해 긍정적이고 만족스럽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본 연구에서 하위 요인별 Cronbach α계수는 0.66에서 0.85의 범위(SPL, 0.85; SPT, 0.78; SAS, 0.77; SPA, 0.79; SSS, 0.66)였고, 전체 Cronbach α계수는 0.94였다.
2) 학업성적
학생들의 학업성적은 학생이 스스로 지각한 학업성적 수준에 대한 반응으로 자기보고식 평가로 알아보았다. 직전 학기의 학업성적에 대해 상위권, 중상위권, 중위권, 중하위권, 하위권으로 구분하여 응답하도록 하였다. 결과 분석 시에는 상위권과 중상위권은 상위권으로, 중하위권과 하위권은 하위권으로 재분류하여 분석하였다.
3. 자료 수집
본 연구의 자료 수집을 위해 한국의학교육학회 주관으로 2013년 11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전국 의대 또는 의전원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각 의대 학장 또는 의전원 원장에게 연구 목적과 설문 시 주의사항 등이 포함된 공문을 발송하여 협조를 요청하였다. 설문지 회수는 설문이 완료된 후에 연구자에게 회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설문지 작성은 학년별 집단으로 시행하였으며, 학생들이 설문지를 완성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15분이었다. 분석이 종료된 후에 각 대학에 분석 결과를 송부하여 대학에서 활용하도록 하였다.
4. 결과 분석
본 연구에서 사용된 결과 분석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DREEM의 점수분포를 알아보기 위해 평균과 표준편차를 구하였다. 둘째, 학생의 학제와 성별에 따른 DREEM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각각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다. 셋째, 학생의 학년과 학업성적 수준에 따른 DREEM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각각 one-way analysis of variance를 실시하였다.
결과
1. DREEM의 평균점수 및 대학별 평균점수 분포
1) DREEM의 평균점수 분포
DREEM의 전체 평균점수와 하위 요인별 평균점수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 DREEM 전체 평균점수는 200점 만점 중 113.97점이며, 각 하위 요인별 평균점수는 SPL이 26.19점, SPT가 26.57점, SAS가 18.81점, SPA가 26.54점, SSS가 15.76점이었다. 또한 DREEM 전체 평균점수와 각 하위 요인별 평균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우리나라 DREEM 전체 평균점수는 56.99점이며, 하위 요인인 SPL은 54.57점, SPT는 60.40점, SAS는 58.79점, SPA가 55.29점, SSS가 56.28점이었다. 즉, SPT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내었고, SPL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나타내었다(Table 2).
2. DREEM의 문항별 평균점수
DREEM의 문항별 점수는 평균점수 2점 이하와 평균점수 3점 이상인 문항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Table 4).
평균점수가 2점 이하로 낮았던 문항을 하위 요인별로 살펴보면, SPL 요인에서는 “장기기억의 학습이 단기기억의 학습보다 강조된다(mean±standard deviation, 1.92±0.99)”, “수업은 학생 중심적이다(1.90±0.91)”, “수업이 너무 교수 중심적이다(1.90±0.83)”, “수업은 사실 자체의 단순암기학습(단순지식전달)을 지나치게 강조한다(1.81±0.92)”의 4문항이다. SPT 요인에서는 “교수님들은 권위주의적인 편이다(1.93±0.94)”의 1문항이다. SAS 요인에서는 “과거에 내가 공부할 때 사용했던 학습 전략(방법)이 지금 의대 공부를 하는 데도 효과적이다(1.80±1.05)”, “나는 내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다(1.41±0.92)”의 2문항이며, 27번 문항은 50개 문항 중에서도 가장 낮은 평균점수를 나타내었다. SPA 요인에서는 “나는 학업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즐기는 편이다(1.96±0.96)”, “나는 의대/의전원에서 실망스러운 경험을 하곤 한다(1.62±0.91)”의 2문항이다. SSS 요인에서는 “스트레스 받는 학생을 위한 지원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1.43±0.96)”의 1문항이다.
평균점수가 3점 이상으로 높았던 문항을 하위 요인별로 살펴보면, SPT 요인의 “교수님들은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다(3.27±0.69)” 문항과 SSS 요인의 “나는 학교에 친한 친구들이 있다(3.05±0.76)” 문항이다. 이 중 2번 문항은 50개 문항 중 가장 높은 평균점수를 나타내었다.
3. 학제에 따른 DREEM의 차이
의대생과 의전원생 두 집단의 DREEM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DREEM 전체 평균점수는 의전원생이 116.23점이고 의대생이 111.02점으로 나타나, 의전원이 의대생보다 높았다(t=-10.827, p<0.001). 각 하위 요인별로 살펴보면, SPL (t=-13.168, p<0.001), SPT (t=-9.366, p<0.001), SAS (t=-5.951, p<0.001), SPA (t=-9.670, p<0.001), SSS (t=-7.169, p<0.001)에서도 모두 의전원생이 의대생보다 높게 나타났다(Table 5). 즉, 의전원생이 의대생보다 의학교육환경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학년에 따른 DREEM의 차이
학년에 따른 DREEM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DREEM 전체 평균점수는 1학년 114.10점, 2학년 111.80점, 3학년 115.56점, 4학년 114.35점으로 나타나, 3학년이 가장 높았고, 2학년이 가장 낮았다(F=10.996, p<0.001). 각 하위 요인별로 살펴보면, SPL (F=19.533, p<0.001), SPT (F=19.706, p< 0.001), SAS (F=50.508, p<0.001), SPA (F=8.025, p<0.001), SSS (F=42.726, p<0.001)에서도 모두 학년 간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SPL 요인은 2학년이 다른 학년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점수를 나타내었다. SPT 요인은 1학년이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내었으며, 학년이 높아질수록 유의미하게 낮은 점수를 나타내었다. SAS 요인은 4학년이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내었으며, 3, 4학년이 1, 2학년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점수를 나타내었다. SPA 요인은 1학년이 다른 학년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은 점수를 나타내었다. SSS 요인은 4학년이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내었으며, 3, 4학년이 1, 2학년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점수를 나타내었다(Table 6).
5. 성별에 따른 DREEM의 차이
남학생과 여학생으로 구분하여 DREEM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DREEM 전체 평균점수는 남학생이 114.59점이고 여학생이 113.01점으로 나타나,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았다(t=3.146, p<0.01). 각 하위 요인별로 살펴보면, SAS (t=3.668, p<0.001), SPA (t=6.849, p<0.001), SSS (t=5.644, p<0.001)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은 평균점수를 나타내었다. 반면, SPL (t=-0.419, p>0.05)과 SPT (t=-0.165, p>0.05)는 남학생과 여학생 간의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Table 7).
6. 학업성적 수준에 따른 DREEM의 차이
학생이 자신의 학업성적 수준을 상, 중, 하 3단계로 구분한 후, 학업성적 수준에 따른 DREEM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DREEM 전체 평균점수는 상위권이 116.99점, 중위권이 113.70점, 하위권이 109.12점으로 나타나, 상위권 학생일수록 점수가 높았다(F=82.902, p<0.001). 각 하위 요인별로 살펴보면, SPL (F=59.547, p<0.001), SPT (F=5.172, p<0.01), SAS (F=344.703, p<0.001), SPA (F=43.278, p<0.001), SSS (F=54.435, p<0.001)에서도 모두 상위권 학생일수록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Table 8). 즉, 상위권일수록 의학교육환경을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찰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의대 및 의전원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DREEM을 이용하여 의학교육환경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조사하여, 대학별, 하위 요인별, 문항별 분포를 살펴보고, 학제, 성별, 학년, 학업 성적 수준에 따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를 요약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인식하는 DREEM의 전체 평균점수는 200점 만점에 약 114점(약 57%)이다. 해석 기준으로 보면, 101~150점대인 긍정적인 영역에 해당되지만, 대학별 점수는 최고점수 137점에서 최하점수 100점까지의 분포를 보였고, 이 중 12개 대학(30%)이 110점 미만이었고, 130점 이상인 대학은 1개 대학뿐이었다. 점수 기준으로는 긍정적인 편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지만, 대학 간 편차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영국의 던디 의과대학[11] 등 유럽의 대학들은 130점 이상의 점수를 나타내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스리랑카[9], 나이지리아[10], 인도[3,14] 등의 나라와 비슷한 점수 분포이다. 여러 선행 연구를 종합해 볼 때, 20세기 이후 의학교육의 변화 방향에 맞추어 오랫동안 학습자 중심 교육, 통합교육, 문제바탕학습 등의 교육과정을 운영해 온 대학들이 더 높은 점수를 보였는데, 우리나라도 이러한 방향으로 의학교육과정을 개편하려는 노력을 해 왔고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12]. 하지만, 학생들의 의학교육환경에 대한 인식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지난 세기 동안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온 우리나라 의학교육에 대한 현재의 모습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준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각 문항별로 DREEM 해석 기준에서 평균 점수가 2점 이하로 낮게 나온 10문항을 가지고 고찰하고자 한다. 하위 요인 중 SPL이 2점 이하인 문항이 가장 많았다. 학생들은 장기기억보다는 단기기억의 학습이 강조된다고 인식하며(문항 47), 수업이 학생 중심적이지 않고(문항 13), 교수 중심적이며(문항 48), 수업이 단순암기학습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문항 25)고 인식하였다. 이는 의대교육이 여전히 교수 중심적이며 단순 암기를 강조하는 환경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선행 연구에서도 전통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이 주로 이러한 문항에서 문제를 나타내었다[8,12]. 그 동안 우리나라 대부분의 의과대학은 학습자 중심의 교육과정을 강조하였고, 문제바탕학습이나 팀바탕학습과 같은 다양한 교육방법이 확산되고, 이에 맞는 교육환경을 구축하였다[12]. 즉, 의학교육이 추구하는 변화 방향과는 다르게 학생들은 학습과 관련하여 여전히 전통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이 지닌 문제들을 그대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의학교육이 질적 변화와 내실화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생들은 의과대학 교수들에 대해 교수들이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문항 2)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었지만, 반면 권위주의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문항 9). 교수의 권위주의적인 측면은 교육환경에서 가장 변화가 어려운 부분 중 하나라고 지적한 바 있다[3,14,15]. 대학은 교수가 과거 교육경험에 의존하여 가르치며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교육과정이나 의학교육환경의 변화에 요구되는 적절한 교수법을 개발하고, 학생과 소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다양한 교수개발프로그램을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주목할 것은 의과대학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42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학생에 대한 지원체계는 부족하다(문항 3)에 가장 낮은 점수를 주었다. 대학은 교수개발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학생의 학습과 복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개인 특성에 따라 DREEM 점수에서 차이가 있었다. 의전원생이 의대생에 비해 DREEM 전체 평균점수와 하위 요인에 대해 더 높은 점수를 나타내었다. 한 연구에 의하면,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대학을 입학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비교한 결과, 후자의 학생들이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나 본 연구 결과를 지지해 준다[16]. 마찬가지로 의전원생은 연령이 높고, 성숙하며, 입학 이전에 다양한 교육 경험이 있고, 도전적이며, 높은 학업동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17], 이러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의학교육환경에 대해서도 좀 더 수용적이고 긍정적으로 인식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학년에 따라 DREEM 전체 평균점수와 하위 요인 점수에 차이가 있었다. SPT와 SPA에 대해서는 1학년 때가 가장 높고 점차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여러 연구에서도 마지막 학년이 가장 낮은 점수를 나타낸 결과와 일치한다[14]. SAS와 SSS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 결과를 통해 학업에 대한 자신감이 더 높아지며, 학교 생활에 대한 적응도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DREEM 전체 평균점수에서는 2학년이 가장 낮은 점수를 나타내었다. 대체적으로 교육과정에서 2학년은 주로 임상실습 전 시기로 의학교육환경을 가장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연구 결과와는 차이를 보인다[18]. 우리나라의 경우, DREEM 전체 평균 점수뿐만 아니라 하위 요인인 학습(SPL)에서도 가장 낮은 점수를 보여, 2학년 시기의 의학교육환경에 대한 문제점과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DREEM 전체 평균점수와 하위 요인인 SAS, SPA, SSS에서 더 높은 점수를 나타내었다. 던디대학과 중동지역의 3개 대학을 비교한 연구에서[11], 전통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중동의 3개 대학은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은 인식도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반면, 같은 연구에서 비교집단이었던 학습자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을 대표하는 던디 대학은 남녀 차이가 없었다. 본 연구 결과는 여러 연구에서 여학생들이 교육환경을 훨씬 더 친근하고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연구와는 상반된 결과이다[11,16]. 또한 몇몇 연구에서는 성별에 따른 DREEM에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11,15,19]. 이처럼 의학교육환경 인식에 있어서 성별 차이는 일치된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지만, 교육환경에 대해 성별에 관계없이 긍정적인 인식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학업성적 수준을 3단계로 구분하였을 때, 학업성적 수준이 높은 집단이 DREEM 전체 평균점수도 높았다. 즉, 학업성적이 상위권인 학생들이 의학교육환경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연구 결과를 지지해 준다[3]. 학업성취가 높은 학생들은 훨씬 자기주도적이기 때문에 학업성취가 낮은 학생들보다는 성인 학습자의 수준에 있다고 할 수 있고 의학교육환경을 보다 학생 중심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은 교육환경에 만족하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15]. 이처럼 동일한 환경에 대해서 성취수준에 따라 환경인식에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성취도가 낮은 학생에 대한 교육적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이처럼 본 연구는 우리나라 전체 의대생들의 의학교육환경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정도를 파악하고, 대학 간 상대 비교뿐만 아니라 국제 비교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의학교육환경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학업성적 수준은 의학교육환경 인식에 중요한 변인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성적이 아닌 학생들의 응답에 기준하여 조사하였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또한 번안한 문항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충분한 검토 과정을 거쳤다 하더라도 의미상 불확실하고 모호한 측면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제한점이 있다. 교육환경에 대해 학생들이 기대하는 인식도와 실제 인식도에 차이가 있고, 실제 인식도가 더 낮은 편이기 때문에[19], 주기적인 조사를 통해 그 차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의학교육환경은 의대생뿐만 아니라 전공의 수련이나 의사국가시험과 관련이 있지만[20], 국내에서는 아직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향후에는 의대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보건의료 관련 전공자를 대상으로 확대하고, 의학교육환경과 관련이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DREEM이 문화 보편적인 검사이지만, 우리나라에 맞게 타당화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Acknowledgements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the Korean Society of Medical Education, Korean Association of Medical Colleges, and Korean Academy of Medical Sci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