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교육에서의 사회적 역량에 대한 우리나라 의사들의 인식

Physicians' perspectives on social competency education in academic medicine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Med Educ. 2013;25(4):289-297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3 December 31
doi : https://doi.org/10.3946/kjme.2013.25.4.289
1Department of Medical Humanities and Social Medicine, Ajou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Suwon, Korea
2Department of Medical Education, Ewha Womans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3Department of Social Welfare, University of Seoul, Seoul, Korea
4Department of Plastic Surgery, Korea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허윤정1, 권복규2, 이옥진3, 안덕선,4
1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교실
2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3서울시립대 정경대학 사회복지학과
4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성형외과학교실
Corresponding Author: Duck-sun Ahn Department of Plastic Surgery, Korea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73 Inchon-ro,   Seongbuk-gu, Seoul 136-705, Korea Tel: +82.2.920.5342 Fax: +82.2.921.4068 email: dsahn@korea.ac.kr
Received 2013 August 23; Revised 2013 November 8; Accepted 2013 November 12.

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aims to explore the improvement of medical curriculums by examining the relationship between attributes of the Korean physicians and their needs for specialized departments and professionals for enhancing Korean physicians‘ social competence.

Methods:

The uniqueness of this study is in its conduction a survey about the Korean physicians‘ needs of specialized departments and professionals for physicians‘ social competence or not, unlikely that previous studies focused on reviews. Subjects of this study are 288 physicians among the members of the Korean Society of Medical Education and The Korea Intern Resident Association. The hierarchical regression analyses are conducted.

Results:

The authors present the results. First, the needs of specialized departments decline if physicians have ever majored on basic medical and learned professionalism ethics. Second, the older physicians are, the much more learned professionalism ethics and the needs of leadership competence physicians have, the necessities of specialized professionals are reduced. Finally, the physicians' needs of patient-oriented communication and sympathy of human in society as well as professionalism ethics increase recognitions of the importance of specialized professionals.

Conclusion:

These results show that strengthening systemic and educators' individual capacity for successful social competence curriculums is important.

서론

세계화가 심화되고 인구 구조가 변화하면서 의료와 의학교육의 환경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환자의 권리의식은 성장하고 건강과 의료를 기본권으로 인식하는데 반하여 의료의 상업화와 산업화는 의료의 본질과 의학의 전문직업성을 훼손할 우려를 낳고 있다. 의료의 본질에 대한 논의는 정치 논리로 변질되어 버리는 경향이 빈번하고, 의료 자체의 복잡성과 복합성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회와 의료계 간에는 갈등관계까지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 전통적인 환자와의 관계 속에서 단순히 진료 능력에 기반했던 의사는 이제 사회를 이해하고 설득력있는 소통 능력과 더불어 의료정책결정과정에서 환자를 위한 능동적인 참여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상업화와 산업화로 치닫고 있는 의학의 전문직업성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역할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의사 개인과 의사단체의 집단적전문직업성(의학 전문직업성)을 계발하고 사회에서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고양하여야 한다. 이러한 능력을 “사회적 역량(social competence)”이라 할 수 있다. 일반교육학에서 청소년의 성장에 관련하여 사회적 역량으로 통용되는 개념을 의학에서는 보다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역량으로 구성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캐나다의 CanMEDS 2005, 영국의 Good Medical Practice가 그러한 의사의 사회적 역량을 담고 있다.

선행 연구 결과 의사의 사회적 역량을 중요시하는 캐나다와 같은 국가들처럼 현재 우리나라 의학교육 현장에도 의사의 사회적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전문 교육기구와 인력이 필요한가에 대한 논의가 대두되었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의사의 사회적 역량에 관련된 현재의 의학교육을 조망하고 향후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상 및 방법

1. 연구 모형

조사 대상자인 의사들의 개인특성, 역할특성 이외에도 그동안의 의학교육경험에 따라 의사의 사회적 역량을 위한 전문 연구‧교육기구, 전문 인력 필요성 인식이 좌우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분석단계별로 조사 대상자인 의사들의 특성 변인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고 각 변인별 영향력을 비교할 수 있도록 연구 모형을 설정하였다(Fig. 1). 모형 구성에 있어서 의사의 개인적 특성(성별, 연령, 전공, 직책), 사회적 역량관련 학습특성(영역별 학습경험)과 인식특성(영역별 필요성,만족도)을 독립변수로 두고, 종속변수로는 전문 연구‧교육기구 필요성과 전문 인력 필요성을 선정하였다.

Fig. 1.

Research Model

2. 분석 자료

본 연구는 한국의학교육학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속 의사를 대상으로 2013년 2월부터 4월까지 web-mail 방식으로 우리나라 의사의 사회적 역량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였다. 응답자 중 총 288명을 분석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Table 1).

Description of Attributes of Subjects (n=288)

남자는 217명, 여자는 71명이었으며, 연령은 30대가 가장 많은 158명이었다. 전공은 내과계열이 137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외과계열이 75명, 지원계열이 38명, 기초의학이 16명 순이었다. 직책 중 전공의가 123명으로 전체 조사 대상자 중 거의 절반이었다. 각 영역별로 학습경험이 있는 경우가 없는 경우보다 많은 영역은 법률과 제도에 대한 이해,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의사소통, 인간과 사회의 이해 영역이었다.반면에 자기관리와 리더십 영역은 학습경험이 없는 의사가 학습경험이 있는 경우보다 2배였다. 최초로 학습한 시기에 대해서도 의과대학시절이란 응답이 가장 많은 영역은 법률과 제도에 대한 이해,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의사소통, 인간과 사회의 이해 영역으로서, 학습경험이 있다고 한 영역들과 일치하였다. 나머지 자기관리와 리더십 영역은 전문의 취득 이후에 최초로 학습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한편 의사의 사회적 역량 증진을 위한 전문 연구‧교육기구와 전문 인력 필요성 인식 수준은 상당히 높았다. 전문 인력 필요성은 5점 척도에서 4.20이고 전문 연구‧교육기구 필요성은 4.08이었다.

3. 분석 방법

수집된 자료는 Stata 11 (Stata Corp., College Station,USA)을 활용하여 통계처리하면서 먼저 조사 대상의 개인적특성, 학습특성, 인식특성의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신뢰도 분석과 기술통계(descriptive analysis)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변인별 통제와 비교에 적합한 위계적 회귀분석(hierarchial regression analysis)을 실행하였다.

4. 변수의 정의 및 신뢰도 측정

독립변수 중 의사의 개인적 특성으로 성별, 연령, 전공, 직책을 투입하였고, 의사의 학습특성은 의사의 6가지 역량 각각에 대해 교육을 받았거나 본인이 직접 학습한 경험 유무를 물었다. 의사의 인식특성인 사회적 역량 필요성과 만족도는 6가지 역량별 세부 문항에 대한 응답을 5점 척도로 측정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필요성과 만족도가 크다고 보았다. 여기에 각 세부 문항들의 평균값을 사용하였고 필요성의 신뢰도(Cronbach α)는 0.8685, 만족도의 신뢰도는 0.859로 매우 높았다.

종속변수인 의사의 사회적 역량을 증진하기 위한 전문 연구‧교육기구와 전문 인력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은 각각 “우리나라 의사의 사회적 역량을 증진시키기 위한 전문 연구기구 또는 교육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 의사의 사회적 역량을 증진시키기 위한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였다. 각 응답은 5점 척도로 ‘전혀 필요하지 않다’(1점)부터 ‘매우 필요하다’(5점)까지 측정하였다. 2개 문항의 신뢰도가 0.823로 응답자들이 꽤 높은 일관성을 보였다.

결과

Model I에서 개인적 특성인 성별, 연령, 전공, 직책을 투입하고, Model II에서 영역별 학습경험 여부를, 마지막 ModelIII에서 인식특성을 투입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Results of Hierarchial Regression Analysis

먼저 Model I에서 개인적 특성은 전문 연구‧교육기구와 전문 인력 필요성에 대한 인식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주는 바가 없었다. Model I에 학습특성을 포함시킨 Model II에서는 학습특성 중 리더십 영역에 대한 학습경험만이 전문 연구‧교육기구 필요성에 부(-)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요인이었고, 리더십 영역 학습경험이 있을수록 오히려 전문 인력 필요성에서는 Model II의 학습특성 중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영역 학습경험만이 부(-)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요인이었다.

인식특성까지 포함한 Model III에서 기초의학 전공,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영역 학습경험이 전문 연구‧교육기구의 필요성에 대해 부(-)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요인이었고, 인식특성은 유의미한 영향력이 없었다. 즉,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영역 학습영역을 경험할수록 전문 연구‧교육기구 필요성이 감소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현재의 의료윤리교육과정이 의사의 자율성, 도덕적 판단능력, 이해상충 해결능력 등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는 적절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한편 Model II에서 독자적인 영향력을 지녔던 리더십 학습경험 요인이 Model III에서는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학습경험 때문에 영향력을 상실하였다.

종속변수가 전문 인력 필요성 인식인 경우의 Model III에서도 개인적 특성 중 연령,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영역 학습경험, 인식특성 중 리더십 영역 필요성이 부(-)적으로 유의미하였다. 따라서 현재 ‘의사와 리더십’과 같은 의료교육과정을 실행하고 있지만, 민주적 의사결정, 긍정적 의사소통을 통한 설득력 등 리더십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그런데, 의사의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의사소통,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 역량들이 필요하다는 인식특성은 전문 인력 필요성에 정(+)적으로 유의미하였다. 이것은 지금까지 위와 같은 역량들을 학습하도록 돕는 전문 인력이 부재하였기에 인력 확충 필요성이 있음을 암시하였다. 여기에 각 역량별 교육 주체, 교육 내용 및 시기, 교육 방법 등에 관해 선행 연구들이 제언한 내용들이 증진방안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최종 Model III에서 베타(β)값의 절대치로 변수의 상대적 영향력을 평가하면 리더십이 -0.35로 가장 높았다. 두 번째로 인간과 사회의 이해가 0.18의 수치를 보였고, 세 번째로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β=0.17), 네 번째로 의사소통(β=0.15)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의사의 사회적 역량을 강화시키는 데에 최우선적으로 리더십 교육과정이 변화해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고찰

의사의 ‘사회적 역량’이란 의료기술은 물론 진료 환경에서의 갈등사례를 해결하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바탕으로 의료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측면에서의 고유한 가치를 준수하는 데 필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의사의 사회적 역량은 일반적인 의료 기술 능력 이상의 개념 범위를 가진 광의의 개념이다. 의사의 사회적 역량은 전문직 역할을 평가하는 데 기초가 되는 것으로 임상적 역량(clinical competence), 비임상적 역량(non-clinical competence)이 모두 포함되는 ‘포괄적 역량’(global role of doctors)이기도 하다[1]

유럽에서의 의료의 사회성, 영미권의 전문직업성 논쟁이 의사의 사회적 역량 논의와 유사하다[2]. 이러한 논쟁들은 공통적으로 의사들의 뛰어난 임상적 자질 뿐 아니라 인간성(humanness)을 가장 중요시하였다[3].

국내에서도 직무윤리 및 사회적 책무성, 전문직업성을 지닌 ‘좋은 의사’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어져 왔다. 본 연구에서는 ‘좋은 의사’, ‘전문직업성’ 개념을 토대로 의사의 사회적 역량을 ‘포괄적 역량’으로 파악하여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1].

첫째, 보건의료 관련 ‘법률과 제도에 대한 이해’ 역량은 의료현장의 다양한 갈등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윤리적‧사회적 책무와 권리 행사 간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둘째,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역량은 의사 스스로 전문직으로서의 능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의료의 상업화, 산업화 문제를 막아준다. 셋째, ‘자기관리’ 역량은 의사 자신의 생활과 직무상 생활의 조화를 이루어 개인적 삶의 무조건적 희생이나 개인적 문제로 인한 직무능력의 훼손 모두를 예방하도록 한다. 넷째,‘리더십’ 역량은 의사들이 보건의료제도의 개선, 사회적 불평 등 해소 등에 앞장서 국민의 건강을 위한 전문가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한다. 다섯째, ‘의사소통’ 역량은 환자와의 의사소통뿐 아니라 동료, 직종 간 의사소통, 대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어, 의사소통 역량을 통해 환자가 체감하는 의료의 질적 수준을 보장하고 의료가 정치 또는 경제논리에 희생되는 것(경제논리에 의한 침해)을 막아 준다. 여섯째, ‘인간과 사회의 이해’ 역량은 의료의 경제적 가치보상, 환자의 사회적 기본권으로서의 의료 등의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해 준다.

이상과 같이, 현대 사회에서 의사의 사회적 역량은 의사가 지식과 기술의 범주를 넘어서 전문직업성을 갖추고[4]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는 우수한 의료 인력이 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나라 의사가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고 전문직으로서 사회의 리더로 활동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는‘사회적 역량’이라 할 수 있다. 의학교육현장에서도 미국, 캐나다 등의 의료윤리교육과정을 검토하여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한 전공의 의료윤리교육 목표를 개발하였고[5], 의학교육과정에서 인문학적 사고의 육성, 생명윤리의 중요성 강조, 인간에 대한 철학적 고민 등을 담아야 한다고 보았다[4]. 커뮤니케이션 및 프레젠테이션, 리더십, 의사소통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평가 연구도 상당수 진행되었다. 이와 같은 연구들은 의사의 사회적 역량 강화를 위해 현재의 의학교육과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선행 연구들은 사회적 역량 교육에 초점을 둘 수 있도록 의료윤리교육 성과 관련 기준을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인증기준에 도입하고[5], 의료윤리교육 시기는 가치관과 윤리관, 직업관, 인생관이 형성되는 의과대학 재학 중으로 제안하였다[4,6].

사회적 역량의 교육에는 잠재적 교육과정(hidden curriculum)과 공식적 교육과정이 있다[6]. 잠재적 교육과정은 선배 의료진과 교수들,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에서 공유된 문화 속에서이고, 공식적 교육과정은 기존 ‘의료와 사회’, ‘환자‧의사‧사회’, ‘의사와 리더십’ 등 간(間) 학문적 통합 교육과정이다[6,7]. 그러나 공식적 교육과정에서 습득한 교육 내용이 잠재적 교육과정에서 불일치하거나 배치되는 경험을 반복하면,오히려 관련 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될 수도 있다.의과대학 및 졸업 후 교육에서 의사의 ‘사회적 역량’과 관련된 교육과정은 ‘인문사회의학’[8]이나,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영역을 다루는 의료윤리교육이다. 그러나 의과대학 학생, 대학병원의 전공의, 전문의, 개원의, 의과대학 임상의 등을 대상으로 의료윤리교육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공통적으로 업무나 수업의 부담이 과중하여 의료윤리교육시간은 1년에 1~3시간에 불과하였고, 전문 교육인력도 부족해 의료현장에서 흔히 접하는 윤리문제를 시의 적절하게 다루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5]. 이러한 경향은 현재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사회적 역량의 교육 내용은 강의 중심의 수업을 탈피하여 갈등상황에서의 도덕적 민감성, 이해상충 상황에서의 의사소통능력, 전문직으로서의 정체성, 객관적 자기 평가와 스트레스 관리능력 등이어야 한다[1,6]. 구체적으로는 프레젠테이션 및 커뮤니케이션 워크숍[9,10,11], 전자모듈을 이용한 의료커뮤니케이션 수업[12,13], 의료윤리의 간편 교수체제설계[14],토론식 수업[15], 의료고객관계관리 시스템 개발[16], 멘토링[17] 등이 제안될 수 있다.

본 구의 분석결과, 의사의 사회적 역량 증진을 위해 전문연구‧교육기구와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응답비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조사 대상 의사들의 특성과 전문연구‧교육기구, 전문 인력 필요성 간에 부(-)적인 영향이 나타났다. 기초의학 전공 의사일수록,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영역 학습경험이 있을수록 의사의 사회적 역량 증진을 위한 전문 연구‧교육기구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그리고 연령이 높을수록,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영역 학습경험이 있을수록, 의사의 리더십 역량이 필요하다고 인식할수록 전문 인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다. 반대로 의사의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의사소통 및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 역량이 필요하다고 인식할수록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여기에서 눈에 띄는 결과는 첫째, 두 종속변수에 공통되는 부적인 영향요인은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영역 학습경험이라는 점이다. 이 영역을 학습해 본 의사는 전문 연구‧교육기구나 전문 인력 모두 의사의 사회적 역량을 증진하는 데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있었다.

외국의 경우 의사의 사회적 역량 고취를 위하여 의학회, 의과대학협회, 면허기구, 평가인증기구 등 다양한 의사단체와 대학 단위의 의학교육중심부서나 의학윤리, 역사, 철학 등 인문사회의학에 관련된 부서가 의사의 사회적 역량을 위한 직,간접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에 비하면 한두 명의 전공, 비전공 교수가 사회적 역량에 관한 교육을 담당하고 있어 아직 교육과 연구가 초기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런 연유로 응답자들은 자신이 받은 학습 경험이 질적, 양적으로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여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볼 수 있다. 즉, 현재의 교육 경험이 사회적 역량의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전문 연구․교육기구나 전문 인력에 대해서도 별다른 기대감이 없다고 추론할 수 있다. 실제로 현행의과대학에서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학습 시간은 평균 20시간에 불과했고 교육 방법이나 교육자의 수준, 교육 내용도 만족스러운 것과는 거리가 멀다[18]. 이와 같은 경험을 한 의사들이 전문 연구․교육기구나 전문 인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둘째, 기초의학 전공의 경우 전문 연구‧교육기구 필요성이 감소한 점에 대해서는 해석을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공의 특성상 환자를 직접 대면하거나 경영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 및 다른 여러 보건의료인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의사소통을 해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할 것이다.

셋째, 프로페셔널리즘과 윤리, 의사소통,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 역량이 의사의 사회적 역량으로 필요하다고 인식할 수록 사회적 역량을 증진하기 위한 전문 인력에 대한 요청이 더 컸다.

본 연구의 대상자인 한국의학교육학회 회원과 전공의들이 의사의 사회적 역량에 대한 인식한 바가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의사집단의 수준을 대표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응답자의 학습경험에 대한 만족도 평가는 본 연구의 범주를 벗어나 향후 후속작업으로 교육성과에 대한 질적, 양적 만족도를 조사한 교육평가보고에 대한 과제를 남기고 있다.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의사의 임상 능력은 의사 전문직이 갖추어야 할 자질 중 일부에 해당한다. 사회적 역량은 모든 전문직이 갖추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둘째, 임상전공과목에 대한 교육보다 사회적 역량에 대한 교육이 더 어려운 교육여건에 놓여있다. 사회적 역량에 대한 교육이 보편적이고 원론적인 차원에서 독립적으로 진행되면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의료인의 사회적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은 의료에 관련된 이해 당사자 모두가 참여하여 사회적 역량이 곧 실천(practice)이 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하여 의료현장과 유기적 관계 속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 사회적 역량을 담고 있는 의사의 역할과 덕목에 관한 설정 작업을 국가 차원에서 실제 임상활동을 하는 임상의와 의학교육학자, 인문사회의학 관련자들과 지속적이고 대규모적으로 작업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작업된 결과를 오랜 시간에 걸쳐 의료현장에 전달되도록 하기 때문에 사회적 역량에 대한 인식도도 그만큼 높다. 앞에서 언급한 캐나다의 CanMEDS 2005, 영국의 Good Medical Practice, 미국의 Outcome Project 등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셋째, 사회적 역량에 대한 교육은 정규적인 의학교육과정에 국한되지 않고 비정규적 교육 또는 암묵적인 교육과정의확대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사회적 실천을 통해서 구체화된다. 따라서 사회적 실천이 실현되기 실제임상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 지원이 요구된다. 제도적 지원에는 현재의 다양한 의사단체가 친목단체나 학술단체의 범위를 넘어 자체인 사회적 역량 강화는 소속 회원의 사회적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와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사회적 역량 교육의 가장 기초적인 단계는 의과대학 강의실에서 이론을 가르치는 방식이 아니라, 의과대학 학생들이 의사 전문직에 합당한 행동과 규범을 지킬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학생은 이미 사회에 들어선 예비의사 혹은 준의사로서 전문직의 행동과 규범을 준수해야 하며, 학생으로서 지켜야 할 고유의 책임이 부과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과 의료현장에서 전문직업성의 훼손이 발생한 경우 이에 대한 자율규제 장치가 도입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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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Fig. 1.

Research Model

Table 1.

Description of Attributes of Subjects (n=288)

Variable Percentage Variable Learning experiences Initiation Variable Mean±SD


Yes No Before medical school At medical school At registrar After registrar
Gender Male 217 (75.4) Knowledge of the legal and institutional 196 92 2 162 15 16 Needs of specialized departments 4.08±0.83

(68.1) (31.9) (1.0) (83.1) (7.7) (8.2)
Female 71 (24.6)

Age 20’s 52 (18.1)

30’s 158 (54.9) Professionalism ethics 154 134 1 98 25 30

(53.5) (46.5) (0.7) (63.6) (16.2) (19.5)
40’s 48 (16.7)

Over 50’s 30 (10.4)

Major Basic 16 (5.6)

Internal medicine 137 (47.7) Self-management 88 200 18 24 18 27

(30.6) (69.4) (20.7) (27.6) (20.7) (31.0)
Surgeon 75 (26.1)

Backup 38 (13.2)

Etc.a) 12 (4.2) Leadership 110 178 15 28 26 40 Needs of specialized professionals 4.20±0.77

(38.2) (61.8) (13.8) (25.7) (23.9) (36.7)
Generalist 9 (3.1)

Job position Registrar 123 (42.7)

Fellow 15 (5.2)

Professor 56 (19.4) Patient-oriented communication 157 131 9 66 35 46

(54.5) (45.5) (5.8) (42.3) (22.4) (29.5)
Staff 34 (11.8)

General practitioner 30 (10.4)

Doctor of public service 6 (2.1) Sympathy for human in community 145 143 27 72 16 29

(50.4) (49.7) (18.8) (50.0) (11.1) (20.1)
Etc.b) 2 (0.7)

Public health doctor 17 (5.9)

Medical officer 5 (1.7)

Values are presented as number (%).

SD: Standard deviation.

a)

Clinician in Department of Nuclear Medicine, Intensive Care Unit, and so on,

b)

Clinician not professor of college.

Table 2.

Results of Hierarchial Regression Analysis

Model Needs of specialized departments Needs of specialized professionals


Model I Model II Model III Model I Model II Model III






SE β SE β SE β SE β SE β SE β
Constant 0.55 0.57 0.84 0.51 0.53 0.85
Gender 0.12 -0.01 0.12 -0.02 0.13 0.03 0.11 -0.03 0.11 -0.03 0.11 -0.02
Age 0.01 0.00 0.01 -0.03 0.01 -0.08 0.01 -0.09 0.01 -0.15 0.01 -0.21*
Major Basic 0.39 -0.17 0.39 -0.17 0.39 -0.21* 0.36 -0.06 0.36 -0.05 0.35 -0.05
Internal medicine 0.32 -0.16 0.32 -0.13 0.32 -0.20 0.29 0.00 0.30 0.05 0.29 0.02
Surgeon 0.33 -0.21 0.33 -0.20 0.33 -0.25 0.30 -0.06 0.31 -0.03 0.31 -0.03
Backup 0.34 -0.06 0.35 -0.04 0.35 -0.10 0.32 0.08 0.33 0.12 0.32 0.08
Etc. 0.41 -0.07 0.41 -0.07 0.42 -0.09 0.38 0.02 0.38 0.04 0.38 0.03
Registrar 0.38 -0.02 0.38 -0.02 0.38 -0.01 0.35 -0.02 0.35 -0.06 0.34 -0.15
Fellow 0.43 -0.02 0.43 -0.01 0.43 0.05 0.39 0.03 0.40 0.03 0.39 0.04
Professor 0.41 0.01 0.41 0.06 0.40 0.07 0.38 0.18 0.38 0.22 0.37 0.18
Staff 0.40 0.08 0.40 0.10 0.39 0.08 0.37 0.19 0.37 0.19 0.36 0.14
General practitioner 0.41 0.18 0.41 0.19 0.41 0.18 0.38 0.24 0.38 0.23 0.37 0.19
Doctor of public service 0.51 -0.02 0.51 -0.01 0.51 -0.06 0.47 0.03 0.48 0.03 0.47 -0.06
Etc. 0.74 0.10 0.74 0.11 0.74 0.07 0.69 0.10 0.69 0.11 0.68 0.07
Public health doctor 0.42 0.07 0.42 0.08 0.42 0.08 0.39 0.15 0.39 0.15 0.39 0.09
Learning experiences 1 0.12 0.03 0.13 0.07 0.11 0.03 0.12 0.06
2 0.12 -0.11 0.13 -0.14* 0.11 -0.14* 0.12 -0.18**
3 0.13 0.08 0.14 0.08 0.12 0.10 0.12 0.07
4 0.13 -0.14* 0.14 -0.13 0.12 -0.12 0.12 -0.04
5 0.13 -0.05 0.14 0.02 0.12 0.03 0.13 0.10
6 0.13 0.05 0.13 -0.03 0.12 0.05 0.12 0.00
Need 1 0.15 0.02 0.13 0.09
2 0.16 0.14 0.14 0.17*
3 0.12 -0.03 0.11 0.03
4 0.13 0.00 0.12 -0.28***
5 0.16 -0.01 0.15 0.15*
6 0.11 0.13 0.10 0.18**
Satisfaction 1 0.10 -0.10 0.09 -0.05
2 0.12 -0.08 0.11 -0.09
3 0.10 0.03 0.09 0.02
4 0.13 0.06 0.12 0.05
5 0.14 -0.06 0.13 0.06
6 0.11 -0.01 0.10 -0.05

R2 0.07 0.10 0.1927 0.07 0.11 0.26
Adjusted R2 0.02 0.03 0.08 0.03 0.03 0.15
F (Sig.) 1.31 1.39 1.76** 1.76* 1.49* 2.42****
R2 change 0.03 0.09 0.04 0.19

SE: Standard error, 1: Knowledge of the legal and institutional, 2: Professionalism ethics, 3: Self-management, 4: Leadership, 5: Patient-oriented communication, 6: Sympathy for human in community.

*

p<0.10,

**

p<0.05,

***

p<0.01,

****

p<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