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Doctor: What Patients W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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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Med Educ. 2012;24(4):363-364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2 December 31
doi : https://doi.org/10.3946/kjme.2012.24.4.363
Division of Research and Development, National Health Personnel Licensing Examination Board, Seoul, Korea
임미경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연구개발실

저자는 법학을 전공하고 현재 University of Auckland에서 Health Law and Policy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New Zealand’s Health and Disability Commissioner로 일하면서 의사와 환자 사이에 벌어지는 수천 가지 사례들을 접하고 그 생생한 현실의 이야기를 토대로 좋은 의사의 요건(key competencies of a good doctor)을 집약하였다. 이 책을 소개하는 까닭은 2012년 10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국제의료규제기구연합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Medical Regulatory Authorities)의 컨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이 책의 일부가 인용된 저자의 강의를 접하고, 국내 의학교육 커뮤니티에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근거에 입각한 의료규제를 강조했던 컨퍼런스의 수많은 논의에서 기본 명제는 “좋은 의사(good doctor), 좋은 진료(good practice)”이었다. 의사의 자격을 논하고, 교육과 평가방법, 의료규제를 논의하는 모든 목적은 바로 “좋은 의사 만들기”라는 하나의 방향성이 있었다.

저자가 서두에 밝혔듯이, 좋은 의사(good doctor)를 만나는 것은 모든 환자의 바람이며 모든 의사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함유하고 있는 “좋은(good)”이라는 말의 모호함 때문일지 몰라도 그것은 한낮 이상향(desiratum)으로 들리기도 한다. 단순한 질문, 즉 “면허증을 받은 모든 의사는 곧 좋은 의사라고 확신하기가 대체 왜 어려운 것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하며, 이러한 환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제시하였다. 내용은 크게 4장으로 구성하였다. 이상(the ideal), 현실(the reality), 장애물(the roadblock), 변화를 위한 처방(the prescription for change)의 순이다.

첫 장에서, 저자는 환자가 기대하는 의사의 이상적인 모습을 논의하였다. “좋다”는 의미는 모호하다. 열정적(motivation)이고 성품(character)이 좋은 의사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실력이나 질(quality)적인 면에서 최고인 사람을 좋은 의사로 생각하기도 한다. 정부, 병원책임자는 어떤 면에서 좋은 의사를 만들기에 투자해야 하는가? 또한 의과대학, 전공의 수련 기관은 어떤 의사를 길러내기에 주력해야 하는가? 여기에서 저자는 철저히 환자의 입장에서, 환자의 눈으로 의사를 바라본다. 환자는 대개 기술적으로 뛰어난 의사를 선호한다. 전문지식을 많이 보유하고, 뛰어난 진료 능력을 보여주는 의사를 직관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전문 기술은 의사에게만 요구되는 사항은 아니다. 다른 직업 전문가들에게 갖는 기본적인 요구다. 그러므로 그 이상의 것을 나열하였다.

첫째, 환자를 모든 고려의 우선으로 놓는 것(putting patient first)이다.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의무이며 여러 설문을 통해서도 입증되었다. 환자는 자신을 위한다는 확신이 들 때, 진료에 믿음을 가지고 따른다고 한다. 둘째, 진정성과 신뢰성(integrity and trustworthiness)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정직하게 환자를 대하는 것은 의사의 기본 태도이다. 셋째, 의사소통능력(communication skills)을 갖추는 것이다. 영국의 General Medical Council은 의료현장에서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어떤 맥락에서 의료 결정을 내리든지 당신은(의사는) 환자가 적절하게 치료받고 있다고 확신하도록 협력관계(partnership)에 기초하여 일하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좋은 의사의 요건 중 하나는 환자 또는 대중과 의사소통을 잘 하는 것이라고 한다. 넷째, 존중과 배려(respect and care)도 일맥 상통한다.

그럼 의사의 시각은 다른가? 의사 자신의 견해도 환자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의사 자신도 누군가의 환자이고, 환자의 가족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국 완벽한 의사란 기술적 능력과 성숙한 인간성 두 측면이 모두 중요하다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둘째 장에서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현실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살펴보았다. 보통 현실에서 “문제(problem)”가 있다고 여겨지는 사례와 그에 따른 불만과 민원이 어떻게 야기되는지를 사례와 자료를 제시하며 묘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좋은 의사란 어떻게 처신하여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New Zealand 의료 시스템을 이해하고 Medical Board의 역할과 방향성을 알 수 있 다.

셋째 장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시키기가 왜 어려운가를 이야기한다. 시스템 문제, 환자 자신 문제, 의사에게 부과되는 과도한 업무량 문제를 짚어나가고, 개혁과 규제를 동시에 언급하였다.

넷째 장에서 현실을 개선하기위한 처방, 해결책을 모색하고 제안하였다.

이 책의 메시지는 많은 부분 다른 보건의료인에게도 해당한다. 간호사 등 다른 의료인들도 의사와 마찬가지로 환자와 의사소통하고 깊은 교감을 나누어야 한다. 현대 의료체계는 점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립적인 전문가집단에 의존한다. 의사는 간호사, 치과의사, 약사 등 다른 보건의료인(health practitioner)과 정보를 나누고 그들과 협력하여야 한다. 그렇지만 사회적으로 여전히 “의사”라는 직종에 가장 높은 지위를 부여한다. 또한 의사는 의료서비스 제공자로서 가장 높은 기대를 받고 있으며, 환자와 가장 일선에서, 먼저 소통해야 할 위치에 있다. 저자는 환자와 의사의 관계에 주목하고, 환자의 입장에서 의사를 바라본 것이다. 여기서 주목한 것은 의사와 환자와 관계이지만 그것은 곧 의료계와 대중과 관계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과 현실을 되짚어보고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저자의 세심하고 물 흐르는 듯한 접근법이 돋보인다. 의사가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의사의 역할을 일반인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과 시각으로 풀어나간 점도 훌륭하다. 구체적 자료를 제시하며 진리를 찾으려는 저자의 능력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시작할 때는 진부한 이야기가 아닐까 어림짐작하지만, 적나라한 현실의 문제에 직면하며 결국 보편적으로 존재해야 할 의사의 모습이 왜 이상이 되었는지 되새기게 될 것이다. 과도한 업무에 지쳐갈 때쯤, 이상을 상기하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므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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