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문학 토론수업에 영향을 주는 토론자료의 특성 분석

Analysis of the Characteristics of Discussion Materials that Promote Group Discussion in the Medical Humanities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Med Educ. 2011;23(4):253-262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1 December 31
doi : https://doi.org/10.3946/kjme.2011.23.4.253
Department of Medical Education,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안재희, 전우택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과
Corresponding Author: Woo Taek Jeon Department of Medical Education,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250 Seongsan-no, Seodaemun-gu, Seoul 120-752, Korea Tel: +82.2.2228.2510 Fax: +82.2.364.5450 email: wtjeon@yuhs.ac
Received 2011 April 26; Revised 2011 June 22; Accepted 2011 August 20.

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aims to analyze the characteristics of discussion materials that promote student participation in discussions, satisfaction with student instruction, and tutor intervention in the medical humanities.

Methods:

We surveyed 117 premedical students and 7 tutors who attended 4-week group discussions in the medical humanities in 2010. We described the discussion materials using the following 4 characteristics as independent variables: material type, level of understanding, interest, and quantity. Dependent variables were: student participation in the discussion, student instruction satisfaction, and tutor intervention. Correlation analysis,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and crosstab were performed using SPSS 15.0.

Results:

The correlation between the characteristics of the discussion materials differed by grade. When the books were chosen as the discussion material in the instruction of first-year premedical students, the correlation between level of understanding, interest, and quantity was negative. Higher levels of understanding of the material and interest in the material led to an increase in discussion participation among both first- and second-year premedical students. Higher levels of understanding and interest of the discussion material also increased student satisfaction with the instruction, regardless of grade. Finally, levels of understanding of the material affected the degree of tutor intervention. Tutors intervened more often in discussions with first-year premedical students than with second-year premedical students.

Conclusion:

Differences in grades and the understanding of the discussion material should be considered when choosing discussion materials. Further study is required to continue the development of the discussion model and improve methods of facilitate discussion among students in the medical humanities.

서론

1990년대 후반부터 생물학적 의학지식과 별도로 의료인문학 교육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한국 의학계의 이러한 변화는 생의학적 모델에 기반을 둔 의학교육이 질병, 치료, 관리 교육에만 치중해 옴으로써 소위 ‘의료의 비인간화’를 초래한다는 의학계 내부의 비판과 더불어 2000년대 초반 의약분업에서 나타난 의료계에 대한 국민들의 냉소적인 반응에 의해 더욱 촉진되었다. 현재 바람직한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지식과 의료기술을 넘어선 인간의 생로병사에 대한 이해가 더불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에 의과대학 내부에서 많은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환자에 대한 사회 심리적, 문화적 상황을 기반으로 환자를 인격체로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그들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어떻게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 “의료인문학에 가장 적합한 수업방법은 무엇일까?”에 대한 교육현장의 고민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프로페셔널리즘과 같은 전문가적 태도 함양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인문학 수업에서는 강의법 이외에 학생들의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소집단 토론활동, 현장학습 등 다양한 교수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1]. 하지만 토론수업을 통해 기대했던 교육효과를 끌어 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업자료를 선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수업자료란 교수전략에 기초해서 실제 교수 프로그램과 교수와 학생들이 학습에 이용할 수 있는 자료들을 의미하는데[2,3], 토론수업에서는 토론을 촉진하기 위해 활용되는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영화나 책은 학생들에게 간접 경험을 제공해 주고 다양한 상황들에 직면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토론수업에서 토론 자료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4,5,6,7,8,9,10]. 책은 토론주제에 대한 전문가적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여러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토론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이해를 확장하는 데 좋다[6]. 특히, 여러 가지 유형의 인간상이 반영된 문학작품을 읽는 것은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이해하는 능력을 길러 주는 것으로써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 의사에게 반드시 필요한 풍부한 인간성과 인간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가장 효과적인 교육방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1]. 영화 역시 다목적 활용, 가시적이고 정서적 효과, 동일시 과정(identification process)을 통한 상황과 감정의 제안 능력이 있기 때문에[9], 인문학적, 윤리적, 임상 교육을 위해 효과적이다[11,12]. 의료 인문학 토론수업에서 영화나 책을 토론소재로 활용한다는 것은 영화, 책 그 자체의 내용에 대한 교육이 아니라 영화나 책이라는 거울을 통해 예비의사로서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힘으로 기르는 ‘해석’과 ‘태도’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책이나 영화 속의 상황, 한계들에 주목하는 적극적(비판적)인 책읽기, 영화보기를 시도함으로써[6,13], 인간과 삶에 대한 생각을 확장할 수 있고 자기 자신과 타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책이나 영화가 토론자료로 활용되고 있지만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촉진하고 수업 만족도를 높이는 데 적합한 자료를 선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한 의과대학에서 진행한 의료인문학 토론수업의 사례를 기반으로 학생들의 수업 참여 및 수업 만족도, 튜터의 개입 등 토론수업에 영향을 주는 토론자료의 특성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 목적을 위해 학생들이 토론자료에 대해 인식하는 이해, 흥미, 분량 간에는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학생들의 수업 참여와 수업 만족도, 튜터의 개입에 영향을 주는 토론자료의 특성은 무엇인지를 연구 문제로 선정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향후 의료인문학 토론수업에서 자료를 선정하고 수업을 운영할 때 고려할 요인들이 무엇인지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1. 수업 설계

2010년부터 Y의과대학에서는 의예과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生), 로(老), 병(病), 사(死)라는 주제로 4학기 동안 ‘의학의 이해(1, 2, 3, 4)’를 개설하고 있다. 2008년부터 ‘의학의 이해’가 개설되어 왔지만 생로병사를 주제로 조별 토론 수업을 도입한 것은 2010년부터이다. 2010년 1학기 수업 목표는 생로병사 중 인간의 생과 병을 통해 프로페셔널리즘과 의사의 사회적 책무성, 환자에 대한 공감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이를 위해 16주 교육과정 중 4주를 조별 토론으로 수업을 설계했다.

각 학년별로 한 조에 7~8명의 학생들을 배정했으며 네 번의 토론수업 동안 조별 구성원은 변화시키지 않았다. 수업의 촉진자 혹은 안내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튜터는 해당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수업 내용의 큰 그림에 주목하면서 미세한 부분까지 포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했기 때문에[14], 의학교육학과와 의료법윤리학과 소속 교수 7명이 튜터로 활동했다. 각 조별마다 튜터 개인간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튜터들은 수업 일주일 전에 만나 토론의 방향과 수업시간에 발생한 문제를 함께 논의했으며 매주 같은 조에 동일한 튜터를 배정했다. 또한 학생들에게는 조별 토론시간 동안 활용할 책, 영화의 목록을 학기 초에 제시해 주고 각 주차별 토론자료를 수업시간 전에 읽고 토론의제 2개를 개인과제로 제출하도록 했으며 수업시간에는 각자 갖고 온 토론의제를 중심으로 토론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학생들의 참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학생 모두가 조장과 서기를 한 번씩 담당하도록 했다.

2. 토론자료의 선정

인간의 생과 병에 대한 접근이 가능한 책 2권, 영화 2편을 각 학년별로 토론자료로 선정했으며 자료 제시는 책, 영화, 영화, 책의 순서로 진행했다. 이는 토론내용의 계열을 고려해 설계한 것이다. 의예과 1학년에게 제시된 토론자료는 인간의 생을 다루는 것으로 이를 간단히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토론자료로 선정한 책은 Jacques Le Goff와 Nicolas Truong이 2003년에 발간한 ‘중세 몸의 역사(The Medieval History of the Body)’로, 인간의 몸을 사색하고 중세시대에 인간의 몸이 어떻게 다루어져 왔는지를 고찰할 수 있는 270쪽 분량의 단행본이다[15]. Giuseppe Tornatore 감독이 1988년에 제작한 ‘시네마천국(Cinema Paradiso)’은 174분짜리 영화로 성장으로서 인간의 생을 바라보기 위해 제시되었으며[16], ‘블레이드러너(Blade Runner)’는 1982년 Ridley Scott 감독이 제작한 것으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117분짜리 영화였다[17]. 마지막으로 제시된 ‘몸의 지혜(The Wisdom of the Body)’는 Sherwin B. Nuland이 1997년 집필한 것으로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수많은 메커니즘을 이해하면서 인간의 생 자체가 정신과 몸의 조화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인식을 갖게 만드는 책이었다[18]. 이 책의 분량이 534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 어서 학생들로 하여금 장별로 나누어 읽게 하고 토론준비를 해오도록 했다.

의예과 2학년 학생들에게는 인간의 병을 사색할 수 있는 자료 4개를 제시했으며 이를 상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Lev Nikolayevich Tolstoi가 1890년에 발표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질병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를 탐색하기 위해 선정한 245쪽(번역본 기준)의 장편소설이었다 [19]. 1993년 Jonathan Demme 감독이 제작한 125분짜리의 ‘필라델피아(Philadelphia)’ 영화는 병이 하나의 권력장치로 작동되면서 사람 간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선정했으며[20], Penny Marshall 감독이 1990년에 제작한 ‘사랑의 기적(Awakening)’이란 120분짜리 영화는 환자의 병을 치료한다는 것이 환자, 의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토론하기 위해 선정했다[21]. 마지막 토론자료는 인제대 인문의학연구소가 2008년 발간한 285쪽 분량의 ‘인문의학(Medicine Humanities)’으로 인간의 몸과 통증의 관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고자 제시한 자료였다[22].

3. 연구방법

본 연구는 2010년 1학기 ‘의학의 이해 Ⅰ, Ⅲ’에 참여한 의예과 1학년 학생 59명(남, 87.9%; 여, 12.1%), 2학년 학생 58명(남, 83.1%; 여, 16.9%), 그리고 7명의 튜터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의학의 이해’에서 조별 토론을 실시한 것은 2010년 1학기가 처음이기 때문에 학년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은 의료 인문학 수업에서 조별 토론을 경험한 바는 없다. 설문조사는 2010년 4월 12일부터 5월 10일까지 학생과 튜터들을 대상으로 수업이 끝날 때마다 네 번 실시했다. 각각의 설문문항은 5점 척도로 측정되었으며 학생용 설문지는 생, 병에 대한 이해의 확장 정도, 수업 참여도, 수업 만족도 그리고 토론자료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 흥미, 분량 등의 문항으로 구성했으며 튜터용 설문지 역시 토론의 개입 정도와 원인, 수업 만족도, 그리고 튜터가 판단할 때 토론자료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 흥미, 분량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질문하는 문항으로 구성했다. 설문문항 중 한 개 이상 답변하지 않거나 일관되게 하나의 답만을 체크한 불성실한 응답지를 제외한 설문응답률을 보면 학생용 75.4%, 튜터용 75%였다. 회수된 설문지는 SPSS version 15.0 (SPSS Inc., Chicago, USA)을 이용해 분석했으며 각 설문지의 신뢰도는 Cronbach α값이 0.783 (학생용), 0.743 (튜터용)으로 나왔다.

본 연구에서 독립변수로 활용하는 토론자료의 특성은 자료의 유형(책과 영화), 학생과 튜터가 자료를 읽고 인식한 자료에 대한 이해, 흥미, 분량 등 4개의 하위변수이다. 종속변수인 수업효과는 수업 참여도, 수업 만족도, 튜터의 개입 정도 등 3개의 변수로 규정했다. 일차적으로 토론자료 특성들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다음, 학생들의 수업 참여와 수업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토론자료의 특성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중다회 귀분석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튜터의 조별 토론 개입 정도와 튜터의 개입에 영향을 주는 토론자료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교차분석과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했다.

결과

1. 토론자료 특성과 수업 결과 간의 상관관계

토론자료의 유형에 따라 토론자료 특성들 간의 등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자료의 유형에 따라 토론자료 특성들 간의 상관관계가 달리 나타났다. 책을 토론자료로 선정했을 경우 토론자료에 대한 이해와 흥미 간의 상관계수는 0.612로 상관이 매우 높아 자료에 대한 이해가 증가하면 흥미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료에 대한 이해, 흥미와 양적 분량 간에는 부적 관계를 보여 자료의 분량이 많으면 학생들의 이해와 흥미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토론자료의 분량이 자료에 대한 이해와 흥미 간에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경향은 1학년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 토론자료의 분량과 흥미 간에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토론자료를 영화로 선정했을 경우 토론자료에 대한 이해와 흥미 간에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고 자료의 분량은 자료에 대한 이해에 있어 부적 상관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이를 학년별로 보면 의예과 2학년에게서 자료의 이해와 흥미 간에 상관관계가 높게 나타났으며 학생들이 자료에 대해 인식하는 분량, 자료의 이해와 흥미 간에는 정적 상관을 보이고 있지만 그것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다(Table 1).

The Correlation Between Discussion Materials

2. 학생들의 수업 참여에 영향을 주는 토론자료의 특성

학생들의 토론 참여에 영향을 주는 토론자료의 특성을 조사한 결과, 토론자료의 유형 그 자체는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자료에 대한 이해, 흥미, 양적 부담에 대한 인식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들이 인식하는 자료에 대한 흥미, 분량이 동일할 때 토론자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수록 토론 참여도가 가장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학년별로 살펴보면 차이가 나타난다.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의 경우 자료에 대한 이해 이외에 자료의 분량이 토론의 참여 정도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의예과 2학년의 경우, 토론자료에 대한 이해와 흥미만이 토론수업 참여 정도에 영향을 주었으며 자료의 분량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Table 2).

The Influence of Discussion Materials on Class Participation

3.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토론자료 특성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토론자료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학년에 상관없이 토론자료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와 흥미가 높아질수록 수업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료에 대한 이해가 가장 큰 영향력 있는 변수로 나타났고 자료의 유형과 분량은 수업 만족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자료의 분량이 학생들의 토론 참여 정도에 영향을 미쳤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를 학년별로 보면 의예과 1학년의 경우, 토론자료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와 흥미가 높을수록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지만 자료에 대한 흥미보다는 이해가 더 큰 영향을 주었다. 반면, 의예과 2학년에 있어서는 자료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와 흥미 모두가 높을수록 수업 만족도가 높아졌으며 그 영향력 정도도 비슷했다(Table 3).

The Influence of Discussion Materials on Instruction Satisfaction

4. 튜터의 개입에 영향을 주는 토론자료의 특성

토론수업에서 튜터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조사한 결과 튜터와 학생 간 인식의 차이를 엿볼 수 있었다. 학년에 상관없이 학생들은 튜터에게 학생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개입하는 소극적 개입자(32.5%)보다는 학생들의 요구가 없어도 토론의 흐름을 보고 개입하는 적극적 개입자(59%)로서 역할을 기대하지만 튜터들은 소극적 개입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시간에 ‘거의 개입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튜터의 69.2%가 자신들의 개입 방식이 ‘적절했다’고 응답한데 반해 ‘개입을 많이 했다’고 응답한 튜터의 35%만이 자신들의 개입이 ‘적절했다’고 인식했다. 그리고 튜터 자신들의 개입이 많았던 수업시간(52.2%)보다 적은 수업시간(92.3%)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왔다. 개입 현황을 보면 4번의 토론수업 동안 튜터의 53.6%가 ‘적극적으로 개입했다’고 응답했으며 의예과 2학년 수업시간(42.1%)보다 의예과 1학년 수업시간(63.6%)에 튜터의 개입이 더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튜터들의 수업 개입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중다회귀분석을 한 결과, 토론자료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와 토론참여 정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토론자료에 대한 이해를 못하고 참여도가 낮을수록 튜터의 개입이 증가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의예과 2학년보다는 의예과 1학년에게서 더 뚜렷하였다. 특히, 의예과 1학년의 경우 토론자료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 정도가 튜터들의 조별 토론 개입에 부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4).

The Influence of Factors on Tutor Intervention

고찰

기존에 토론을 활성화시키는 다양한 수업 방법들에 대한 연구는 활발했지만 정작 “무엇을 갖고 토론하느냐”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았다. 토론자료는 학생들의 토론을 이끌어 내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해 그 자체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나 흥미 등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토론수업에서 학생들이 일차적으로 접하는 자료는 책, 영화 등과 같은 자료이고 그것을 기반으로 토론주제를 끌어내고 주제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킨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업 효과에 영향을 주는 토론자료의 특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일개 의과대학의 의료인문학수업에서 진행된 토론수업을 기반으로 토론수업에 영향을 주는 자료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토론자료의 유형별로 자료에 대한 이해, 흥미간 에는 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냈지만 자료의 분량과 이들 변수들 간 상관관계는 학년에 따라 달리 나타났다. 의예과 1학년의 경우, 토론자료의 유형과 상관없이 자료에 대한 분량과 흥미, 이해 간에 부적 상관을 보였지만 2학년의 경우는 책이 토론자료로 선정되었을 때만 자료의 분량과 이해 간에 부적 상관을 나타났다. 의예과 1학년의 경우 자료에 대한 분량 그 자체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수업 참여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있어서도 의예과 1학년의 경우에는 자료에 대한 이해, 흥미 이외에 자료의 분량이 영향 을 미친 반면, 의예과 2학년의 경우에는 자료의 분량 그 자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자료에 대한 흥미와 이해만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앞서 분석한 상관관계 분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예과 1학년의 경우 토론자료의 분량이 많아지면 이 에 대한 이해와 흥미가 떨어져 적극적인 토론 참여가 어려워진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에 대한 만족도에 있어서는 학년에 상관없이 자료의 분량 그 자체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자료에 대한 이해와 흥미만이 영향을 미쳤다. 의예과 2학년의 경우 수업 만족도에 미치는 자료에 대한 이해와 흥미의 영향력 정도가 매우 비슷했지만 의예과 1학년은 흥미보다는 이해가 수업 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튜터의 개입에 영향을 주는 요인과도 그 맥을 같이 했다. 튜터들은 의예과 2학년보다는 의예과 1학년 수업에 더 많이 개입했다고 응답했는데, 튜터들의 개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학생들의 자료에 대한 이해였다.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의료인문학 토론수업에서 토론자료를 선정하고 토론수업을 운영할 때 고려해야 할 측면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토론자료를 선정할 때는 학생들이 자료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가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드러났듯이 수업 참여도와 수업 만족도, 튜터의 개입 정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학생들이 토론자료를 어느 정도 이해했는가?”였다. 이는 일반적으로 토론수업에서 흥미로운 자료나 양적 부담이 적은 자료를 선정하는 것이 학생들의 수업 참여와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과는 상반된다.

둘째, 학년에 따라 토론자료를 선정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될 사항이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의예과 1학년의 학생들은 자료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흥미, 자료에 대한 양적 부담도 수업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2학년 경우, 자료에 대한 흥미만이 수업 만족도에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1학년의 경우 토론자료의 유형, 이해, 흥미 간에 양적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자료의 양은 자료에 대한 이해, 흥미 간에 부적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추세가 뚜렷하다는 점을 감안해 의예과 1학년 토론자료를 선정할 때는 자료의 분량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토론자료를 선정할 때는 학년 차, 학생집단의 특성 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다.

셋째, 자료를 선정할 때 토론자료 유형이 갖고 있는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책의 경우, 내용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는 많은 자료를 담고 있지만 본 연구 결과에서 나타났듯 이 학년이 낮을수록 분량이 많은 경우 흥미, 이해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책의 분량이 많은 경우 핵심 되는 장만을 읽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영화의 경우,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 많지만 그 영화 자체가 토론주제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보니 토론주제와 관련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영화를 토론자료로 활용 할 경우 학생들에게 왜 그 영화를 선정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사전에 설명해 주는 것도 주제를 중심으로 영화를 읽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넷째, 의료인문학 토론수업에 있어 튜터의 역할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본 연구결과에서 드러났듯이 학생과 튜터 간에 튜터의 역할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나타났는데 이는 토론수업을 활성화시키는 데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은 튜터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를 원한 반면, 튜터들은 자신들의 개입 빈도가 많아질수록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졌다. 학생들이 튜터들에게 적극적 개입을 원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의예과 1, 2학년이라는 특성도 개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이 튜터에게 더 많은 개입을 원한다는 점을 보면 더욱 그렇다. 또한 조별 토론 개입에 대한 튜터들의 인식은 기존에 문제바탕학 습(problem-based learning) 튜터의 역할이 내용 전달보다는 과정촉진자로서, 시간이 흐를수록 개입을 덜 하는 것이 낫다는 기존 연구 결과들과 유사하다[23,24]. 결국, 상황에 따라 튜터의 개입 빈도와 개입 방식은 약간씩 달라질 수 있겠지만 학생과 튜터 간에 튜터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합의는 이루어져야 서로에 대한 기대의 불일치로 인해 나타나는 부적 효과를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학생, 튜터 모두 준비된 토론수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는 토론자료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촉진하는 것과도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토론수업을 하다보면 상대적으로 준비되지 않는 학생들이 발견되고 이러한 학생들이 많아지면 토론수업의 궁극적인 목적을 성취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학생들이 사전에 토론내용을 준비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의제를 튜터가 미리 마련해 토론자료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촉진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실의제는 어떤 사실이 사실인지, 아닌 지를 논의하는 과정으로 사전에 학생들이 토론준비를 어느 정도 해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준비된 수업장치를 통해 토론자료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촉진시킬 수 있으며 의제를 정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질적으로 더 깊게 접근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6].

요컨대, 의료인문학 수업에서 토론은 인간(환자)에 대한 이해를 확장시키기 위해 도입된 교수방법이다. 이것이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업목표에 맞는 적절한 토론자료가 선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각 의과대학마다 수업상황과 학생들의 여건이 다르고 토론주제도 다르기 때문에 의료인문학 수업에 맞는 토론모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의료인문학 수업에 도입되는 다양한 토론수업 사례와 토론자료에 대한 정보가 축적되고 이에 대한 평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본 연구는 서울 소재 한 의과대학의 1학기 수업사례와 제한된 표본수를 갖고 분석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와 유사한 후속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의료인문학 토론수업의 유형들을 만들어 내야지 의미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단순히 영화나 책을 주제별로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서 의료인문학 주제와 관련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토론식 감상법 개발과 튜터의 개입 방식 및 역할의 차이가 토론수업 효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들이 향후 진행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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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Table 1.

The Correlation Between Discussion Materials

Analysis data set Book Film


Understanding Interest Quantity Understanding Interest Quantity
Total Understanding - 0.612*** -0.339*** - 0.468*** -0.004
Interest 0.612*** - -0.456*** 0.468*** - 0.089
Quantity -0.339*** -0.456*** - -0.004 0.089 -
Premedical 1st Understanding - 0.515*** -107 - 0.397*** -0.183
Interest 0.515*** - -0.291** 0.397*** - 0.046
Quantity -0.107 -0.291** - -0.183 0.046 -
Premedical 2nd Understanding - 0.492*** -0.226* - 0.534*** 0.176
Interest 0.492*** - -0.183 0.534*** - 0.113
Quantity -0.226* -0.183 - 0.176 0.113 -
*

p<0.05,

**

p<0.01,

***

p<0.001.

Table 2.

The Influence of Discussion Materials on Class Participation

Analysis data set Independent variables Parameter estimate SE Standardized estimate p-value
Total Constant 0.830 0.282 - 0.003
Dummy type 0.083 0.091 0.042 0.362
Understanding 0.417 0.051 0.439 0.000
Interest 0.189 0.046 0.224 0.000
Quantity 0.225 0.050 0.205 0.000
Premedical 1st Constant 0.727 0.428 - 0.091
Dummy type 0.147 0.152 0.075 0.333
Understanding 0.383 0.075 0.398 0.000
Interest 0.189 0.069 0.234 0.007
Quantity 0.278 0.073 0.258 0.000
Premedical 2nd Constant 0.953 0.372 - 0.011
Dummy type -0.052 0.122 -0.026 0.672
Understanding 0.463 0.070 0.465 0.000
Interest 0.234 0.067 0.246 0.001
Quantity 0.092 0.080 0.070 0.247

SE: Standard error.

Table 3.

The Influence of Discussion Materials on Instruction Satisfaction

Analysis data set Independent variables Parameter estimate SE Standardized estimate p-value
Total Constant 2.206 0.268 - 0.000
Dummy type 0.142 0.087 0.083 0.103
Understanding 0.227 0.048 0.281 0.000
Interest 0.146 0.044 0.202 0.001
Quantity 0.065 0.048 0.069 0.176
Premedical 1st Constant 2.978 0.384 - 0.000
Dummy type 0.092 0.136 0.059 0.499
Understanding 0.200 0.067 0.259 0.003
Interest 0.069 0.062 0.107 0.268
Quantity -0.021 0.066 -0.024 0.753
Premedical 2nd Constant 1.599 0.371 - 0.000
Dummy type 0.109 0.122 0.060 0.371
Understanding 0.265 0.070 0.295 0.000
Interest 2.530 0.067 0.295 0.000
Quantity 0.059 0.079 0.049 0.462

SE: Standard error.

Table 4.

The Influence of Factors on Tutor Intervention

Analysis data set Independent variables Parameter estimate SE Standardized estimate p-value
Total Constant 4.114 1.671 - 0.019
Dummy type -0.138 0.334 -0.064 0.683
Understanding -0.503 0.197 -0.403 0.015
Interest -0.001 0.208 0.000 0.997
Quantity 0.428 0.212 0.292 0.052
Adequacy of material 0.208 0.173 0.168 0.238
Tutor’s lesson preparation 0.291 0.285 0.152 0.316
Students’ participation -0.600 0.133 -0.551 0.000
Premedical 1st Constant 2.229 2.199 - 0.328
Dummy type -0.261 0.469 -0.122 0.587
Understanding -0.739 0.286 -0.650 0.022
Interest 0.073 0.227 0.057 0.753
Quantity 0.493 0.289 0.297 0.110
Adequacy of material 0.519 0.324 0.273 0.132
Tutor’s lesson preparation 0.652 0.374 0.343 0.103
Students’ participation -0.587 0.166 -0.590 0.003
Premedical 2nd Constant 3.950 4.681 - 0.417
Dummy type 0.072 0.777 0.036 0.927
Understanding -0.452 0.510 -0.325 0.394
Interest 0.150 0.689 0.061 0.831
Quantity 0.341 0.492 0.268 0.502
Adequacy of material 0.266 0.353 0.257 0.466
Tutor’s lesson preparation 0.111 0.663 0.062 0.870
Students’ participation -0.614 0.338 -0.522 0.097

SE: Standard err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