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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Med Educ > Volume 26(1); 2014 > Article
사전동의 대화의 이상적인 대화구조

Abstract

Informed consent (IC) should be a form of communication between a physician and patient in which information regarding all options of a medical procedure and the patient’s preference is shared. The aim of this study was to create a standard for communication by IC for physicians. The IC standard was developed based on an analysis of a dialogue in our previous experience with a medical communication program and a review of the literature. The dialogue pattern of the IC standard had the following six elements: opening; orientation; disclosure of information; conforming and complementing; shared decision making; and closing. Factors that influenced effective IC-based communication included preparation, attitude, empathy, listening, a psychosocial factor, nonverbal communication, explanation, and understanding. The IC communication standard will be useful in improving the quality of communication between a physician and patient in obtaining IC. It will also be used as a guideline for communication educators and medical students. Innovative strategies and rigorous studies are needed to improve IC counseling to establish effective patient-centered interviews.

서론

최근 의료 행위에서 특히 강조 되고 있는 개념은 환자 중심성(patient-centeredness)과 환자의 자율성 존중의 원칙이다. 의료의 환자 중심적 개념과 자율성 존중의 원칙은 의료 행위의 모든 과정에서 발현되는 것이지만, 이것이 가장 명료하게 나타나는 의료 행위의 과정이 바로 사전동의(informed consent)이다. 사전동의는 ‘설명의무’, ‘설명동의원칙’, ‘설명고지의무’, ‘고지된 승낙’, ‘충분한 설명에 근거한 동의’, ‘고지동의, 숙지된 동의’, ‘충분한 설명을 전제로 한 후의 동의’, ‘수술전 동의서’, ‘동의서받기 대화’ 등으로 불리고 있기도 하다[1,2].
사전동의는 의사가 환자에게 검사를 위한 시술이나 치료를 위한 수술을 하기 전에 환자에게 의료행위와 그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서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고, 환자는 제공된 정보의 이해를 바탕으로 자유 의지로 의료행위에 동의하고 참여하는 의료행위의 한 부분을 의미한다. 사전동의는 의료에서 환자의 자율성 존중의 윤리적 차원을 넘어서 의료인의 법률적 의무이기도 하다[3,4]. 사전동의가 법률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는 사실은 의료인과 병원에 대한 의료소송 원인의 2/3가 사전동의가 불충분하거나 전혀 수행되지 않았기 때문인 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5].
사전동의가 현대 의료에서 차지하는 윤리적이고 법률적인 중요성이 큰 만큼 사전동의에 대한 한국 내의 연구도 의학과 간호학, 그리고 법학에서 매우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다[1,2,3,4,6,7,8,9,10].
이러한 연구의 대부분은 사전동의에서 제공되어야 하는 정보의 유형과, 이들이 준수되지 않았을 경우에 나타날 수 있는 윤리적, 법률적 문제에 대한 논의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한국의 의료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사전동의에 많은 문제가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과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논의가 대부분 구체적이지 못하고 선언적인 주장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사전동의가 효율적이고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 필요한 의사소통에 관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예외적으로 박재현은 사전동의에 대한 논의를 의사소통의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주목할 만한 제안을 하고 있다[1].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의료현장에서 수행되고 있는 사전동의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밝혀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교육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의료인들이 사전동의를 체계적이고 환자 중심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의사소통의 절차와 방법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체계화할 필요도 있다.
이 논문의 목적은 언어학적 대화분석론[11,12]의 관점에서 의료인들과 의과대학생들의 사전동의와 관련된 의사소통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교육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전동의 대화의 이상적인 구조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사전동의 대화의 개념정의

여러 학제에서 연구되고 있는 사전동의는 매우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다. 사전동의에 대한정의는 단순히 그 용어가 어떤 내용으로 정의되는가를 나타내줄 뿐만 아니라, 사전동의에 대한 목적과 가치 그리고 지향점을 나타내주기도 한다. 사전동의에 대한 개념 정의를 내용과 목적 그리고 의사와 환자 사이의 관계 설정의 유형에 따라서 구분하면 크게 세 유형의개념정의로 나눌 수 있다.
사전동의의 첫 번째 부류의 개념정의에 의사의 주도성이 강하고 사전동의의 행위가 다소 일방적이며 환자가 수동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다시 말해서 이러한 개념정의에서는 의사가 예정된 의료 시술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환자가 제시된 정보를 잘 이해한 후에 자율적으로 의사가 예정하고 있는 의료 시술에 동의하고 승낙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개념정의에 따르면 의사와 환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의 유형은 정보제공과 수용 또는 동의가 주를 이루고 의사와 환자 사이의 관계는 다소 불평등한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1,4,13,14].
두 번째 부류의 개념정의에는 의사의 주도성과 일방향성이 지양되고 환자가 사전동의 행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의사결정의 요소가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부류의 개념정의에 따르면, 환자는 의료행위의 수동적인 대상이 아니라 능동적인 주체자의 한 명이며 자신의 질병에 대한 전문가이어서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평등하다. 의사소통적 관점에서 보면 의사는 환자의 가치와 원하는 바에 대해서 묻고, 환자는 치료와 관련된 여러 선택 사항에 대해서 질문하고 평가하며 의사와 환자는 특정 사안에 대해서 토론하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두 번째 부류의 정의에서는 ‘사전동의’보다는 ‘공동의사결정(shared decision making)’의 용어가 선호되기도 한다[3,15,16].
세 번째 부류의 사전동의의 개념 정의에서는 정보제공과 선택사항에 대한 협의를 넘어서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적인 관계 형성과 환자의 정서적인 문제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한 예로 아래의 것들을 예로 들 수 있다[3,5,17].
지금까지의 사전동의의 개념 정의를 바탕으로 이상적인 사전동의가 온전히 수행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의사의 정보 제공과 환자의 정보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자율적인 동의를 넘어서, 의사는 환자 개인의 가치와 사회심리적 요인을 반영하여 선택사항과 그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제시하고 그에 관해서 환자와 평등한 입장에서 논의하고 공동으로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전동의를 표현할 수 있는 보다 더 적합한 용어로 ‘정보공유와 공동의사결정(informedshared decision making)’이 보다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사전동의 대화의 용어에 자주 나타나는 ‘설명’ 또는 ‘고지’의 표현은 정보가 의사로부터 환자로 전달된다는 일방향성을 나타낼 수 있다. 그와는 반대로 ‘정보공유’는 정보가 일방향적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자신의 질병체험과 관련된 정보를 의사에게 전달하기도 하는 것이므로 정보 흐름의 양방향성을 나타내준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보공유’는 환자의 주체성과 전문성을 함의하기도 한다. 한편 공동 의사결정은 선택 가능한 여러 대안들에 대한 상호 논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기존의 동의가 의사로부터 제안 받은 치료의 선택권을 의사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한다는 환자의 수동성을 나타내주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정보공유와 공동의사결정’이라는 의미에서의 이상적인 사전동의의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다.
1) 의사는 환자를 의료행위의 동등한 상대자로서 존중하고 환자와의 신뢰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2) 의사는 환자 의사결정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
3) 의사는 의료 시술의 방법과 절차 그리고 이익과 부작용 등과 관련하여 법률에 의해서 정해진 자세한 정보를 알기쉽게 설명해야 한다.
4) 환자는 궁금한 사항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질문하여 제시된 정보를 이해한다.
5) 환자는 자신의 감정과 가치 그리고 사회심리적인 상황과 관련하여 자신이 선호하는 바를 명시적으로 표명한다.
6) 의사는 환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시해야 하고 환자와 의사는 그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
7) 환자는 선호하는 바를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고 동의한다.

사전동의 대화의 의사소통적 특징

이렇게 정의된 이상적인 사전동의 개념정의를 토대로 살펴보자면 설명대화는 크게 네 개 유형의 의사소통으로 구성된다. 이 5개 요소는 정보 제공(정보 제공-이해), 정보 재확인 및 정보보완(요약 및 질문과 대답), 환자 선호 문의(질문-대답), 협의(선택사항 제시-수용), 그리고 동의 표현 및 서명이다.
정보 제공에서는 의사가 예정된 의료 시술과 관련하여 법적으로 규정된 의료 전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 다음 단계에서 의사는 핵심 정보를 요약해서 다시 한 번 더 전달하고, 환자가 전달된 정보가 올바로 전달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환자는 잘 이해하지 못한 정보에 대해서 되묻기 질문이나 보충 또는 심화질문을 통해서 이해력을 제고한다. 환자 선호 문의에서는 의사가 환자에게 적합한 의료의 선택권을 제시하기 위해서 환자의 가치관이나 그가 처한 사회심리적 요인들에 대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이 부분에서는 환자가 자신의 질병관련 정보를 의사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협의에서는 환자로부터 받는 질병체험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치료적 선택사항을 제시하고, 환자는 그에 대한 근거를 묻거나 추가적인 정보를 구한 후에 제시된 내용을 수용하거나 거부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동의 표현 및 서명은 환자가 의사가 제시한 특정한 선택 사항을 선택했음(또는 거부했음)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동의서에 서명을 하는 것이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의료대화는 대화가 이루어지는 상황과 목적, 그리고 대화의 진행과정과 관련하여 그 유형이 매우 다양하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대화의 장소와 시점 등의 상황에 따라서 대화유형을 구분하자면, 초진 대화, 재진 대화, 응급실 대화, 회진 대화, 진료실 대화 등이 있다. 그리고 대화의 목적과 진행과정에 따라서 분류한 의사-환자 대화의 유형으로는 질환과 병력의 확인을 위한 문진대화 또는 병력 대화, 신체적 검사를 위한 진찰 대화, 진단결과를 알려주는 병명통보 대화, 질환의 원인과 진행과정 및 치료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을 위한 설명 대화, 환자에 대한 신체적 의료행위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처치 대화, 그리고 치료 후 환자가 주의해야 할 행동이나 복약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교육 대화 등이 있다[12,18].
의료기관이나 일상적이고 가벼운 질병을 다루는 초진에서 이루어지는 의사-환자 대화는 통상적으로 시작단계→예비단계→정보수집단계→정보제공단계→처방단계→종료단계의 순서로 이루어진다[12]. 사전동의 대화는 비교적 위험성이 큰 질병의 발견을 위한 검사나 치료를 위한 수술을 앞두고이루어지는 대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중한 병명 통보대화 (breaking bad news)와 같이 사전동의 대화는 통상적으로 재진 대화일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자면 초진에서 환자의 암이 예상된다면 병명통보는 유보되고 처방단계에서 정밀검사를 권유할 것이다. 이에 따라서 환자가 정밀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받는 것은 초진 대화 이후에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재진 대화에 속한다. 이 대화에서 발견된 암을 환자에게 통보한다면, 이를 일반적으로 나쁜 소식 전하기 또는 위중한 병명통보 대화라고 부른다. 이 대화에서 의사는 환자에게 발견된 질병의 특징이나 정도 그리고 질병 치료를 위한 치료방법과 치료기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12,18,19].
병명통보 대화에서도 질병치료의 방법 등에 대한 정보가 다루어지기는 하지만 사전동의 대화만큼은 자세하지는 않은 것이 보통이다. 예를 들어서 암이 진단되었고 수술을 치료방법으로 권유받은 후에 수술을 하기로 했다면, 보통의 경우 새로운 의사를 만나게 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질환이 동 일하고 그의 병력과 질환에 대한 정보를 그 다른 의사가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전동의 대화는 재진 대화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사전동의 대화를 수행할 때에 그는 이미 검사를 위한 시술이나 질병 치료를 위한 수술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를 이미 가지고 있다. 또한 환자는 자신의 질병과 그것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고, 응급상황이 아닌 것을 전제로 하자면 원칙적으로 특정 시술이나 수술을 받을 것에 대한 동의를 한 상태이다. 그러나 수술을 해야 하는 의사의 입장에서는 환자를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이므로, 초진 대화의 특성도 일부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원의 과정에서 전달된 환자의 병력과 신체적 상태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수술을 위해서 필요한 환자의 병력과 가치관 및 선호 사항 등에 대한 정보를 새롭게 또는 추가적으로 수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전동의 대화의 원형

사전동의 대화의 목적은 정보의 상호 공유, 환자의 자율성과 의료 행위의 주체로서 공동의사결정에의 참여, 환자 정서적 부담의 완화, 의사-환자 사이의 신뢰적인 관계형성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대화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사전동의 대화의 원형은 의사와 환자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핵심 목적으로 하는 시작단계, 대화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서 필요한 정보가 공유되는 예비 단계, 예정된 시술과 관련된 전문적인 의료 지식의 공유를 위한 정보 제공 단계, 전달된 정보가 올바로 전달하고 그 정보를 보완하고 심화하기 위한 행위가 이루어지는 정보 재확인 및 보완 단계, 제안된 시술을 시행할 것인가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공동의사결정 단계, 그리고 대화를 총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종료 단계 등으로 구성된다. 의학계와 언어학계에서 제시된 이상적인 사전동의 대화의 요소를 체계화하면 Fig. 1과 같이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5,13,16,17,20,21].

1. 시작 단계

시작 단계에서는 의사와 환자가 만나는 단계로서 상호 시작 인사를 하고, 환자의 이름을 확인하거나 물음으로써 환자를 명확히 확인하며, 의사가 환자에게 자리를 권하거나 이미 앉았다면 앉은 자리가 편안한지를 묻기도 하는 행위가 이루어진다. 이 단계에서 의사가 자신의 이름과 역할을 소개하고,사전동의 대화를 수행하기 전까지 환자와 의사의 이전 만남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하고, 만남의 목적인 사전동의 대화를 수행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해야 한다. 본격적으로 사전동의를 시작하기 전에 담소(스몰토크)를 나눔으로써 의료 제도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개별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 단계의 핵심 목적은 인간관계 형성이다. 상호 신뢰할 수 있고 존중할 수 있는 좋은 인간관계는 사전동의 대화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17]. 좋은 인간관계의 형성은 대화 전체에서 역동적으로 이루어지고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지만[12],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 시작단계에서 집중적으로 일어 난다고 할 수 있다. 좋은 인간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개별 행위의 수행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환자의 독립성과 주체성 그리고 자율성의 존중과 인간적인 배려 및 경청과 공감 등을 포함하는 의사의 태도가 보다 더 중요하다. 이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 행위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시작 인사
2) 환자 확인
3) 자리 권하기 및 편안한지 묻기
4) 본인 소개(이름과 역할)
5) 이전의 의료적 만남과의 연계 및 만남의 목적(사전동의)언급
6) 담소(스몰토크)

2. 예비 단계

예비 단계의 핵심적인 의사소통적 목적은 환자가 앞으로 벌어질 진행 과정을 올바로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고, 환자의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참여를 통해서 효율적이고 협력적으로 대화를 수행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 의사는 환자에게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일이 어떤 절차로 진행될 것이고, 이에 대해 환자가 할 수 있는 일과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정보제공이 환자에게 중요한 이유는 환자들이 시술과 관련된 선호 사항이나 의사결정에 대한 자신의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이 없지만, 의사의 정보제공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환자들의 선호사항이나 적극적이고 자율적인 역할에 대한 관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의사의 정보제공 방식과 질이 환자가 선호 사항과 자율성을 갖게 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다[17]. 이 단계에서는 또한 환자의 질병의 유형과 지금까지의 진행과정 및 현 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재확인해주어야 한다. 아울러 특정 시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전에 환자의 아이디어나 관심사 그리고 요구나 기대 사항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정리하자면 의사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환자와 공유해야 한다.
1) 대화진행 방식과 개략적인 시간 안내
2) 환자가 사전동의에 대한 결정의 자율성이 있고 평등하고 주체적인 참여자임을 안내
3) 환자가 사전동의 대화에서 어떤 역할로 참여하고 싶은 지에 대해서 묻기
4) 진단된 질환의 유형과 진행과정 그리고 현재 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재확인
5) 치료를 위한 정보제공과 공동 의사결정에서 환자의 아이디어나 관심사와 기대하는 바에 대해서 묻기

3. 정보 제공 단계

정보 제공 단계에서는 전문적인 정보가 의사로부터 환자에 게로 전달되는 과정으로서, 이 단계의 핵심적인 의사소통 목적은 환자가 예정된 시술과 관련하여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정보를 갖추게 하는 데 있다. 이 단계에서 제공되어야 할 정보의 내용은 법률적으로 규정되어 있고 이를 요약하여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예정하고 있는 시술에 대한 정보 제공(유형과 범위, 필요성과 근거, 예상 결과, 위험과 부작용)
2) 시술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결과에 대한 정보 제공
3) 시술 중 시술의 확대 또는 시술 후에 추후 시술의 가능성에 대한 정보 제공
4) 시술과 관련된 투약에 대한 정보 제공
5) 예정하고 있는 시술 이외에 고려할 수 있는 대안적 시술에 대한 정보 제공
6) 시술을 하고자 하는 병원의 인적, 물적 상태에 대한 정보 제공
이러한 유형의 정보를 보다 더 자세하게 정리하면 Fig. 2와 같다.

4. 정보 재확인 및 보완 단계

이 단계에서는 한편으로는 전달된 정보가 잘 이해되게 하거나 이해되었는지를 확인하며 환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심화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의사소통의 목적이다. 사전동의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문제 가운데 하나는 진단과 예후 그리고 치료 등과 관련된 의사의 정보가 환자에게 얼마나 잘 전달되었는지를 확인하고 평가하는 환자의 피드백 과정과 부족한 정보 또는 이해되지 않은 정보를 의사가 보완하고 심화하는 과정이 생략되는 것이다[3,20,22]. 환자는 질병의 고통과 예정된 시술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인해서 정확하게 정보를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전달되는 정보가 일반인이 잘 알지 못하는 의료적인 전문 정보이기 때문에, 환자가 시술이나 수술에 대한 정보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원천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또한 일반적인 의료커뮤니케이션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문제점이기도 하지만, 사전동의 대화에서도 환자가 어떤 정보에 대해서 알기를 원하고 있는지, 또한 어떤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환자가 발언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22]. 그렇기 때문에 의사는 환자가 원하는 바를 잘 모르고 그렇기 때문에 환자가 원하는 바에 대해서 정확하고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사전동의 대화에서 정보 재확인및 보완 단계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이 단계에서 수행해야 할 의사소통적 행위로는 아래의 것들이 있다.
1) 의료인이 제공한 정보를 환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핵심적인 정보를 간략하게 요약
2) 환자가 제공된 정보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
3) 전달된 정보 가운데 이해하지 못한 사항에 대해서 환자가 질문을 하도록 유도
4) 제공된 정보에 대한 배경이나 이유에 대한 심층적인 질문을 하도록 유도
5) 의사가 제공하지 않은 정보 이외에 알고 싶은 정보가 있는지를 보완적으로 질문하도록 유도

5. 공동 의사결정 단계

이 단계의 핵심적인 목적은 환자의 질병 치료와 필요한 시술을 최종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 환자와 의사가 논의를 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환자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치료와 관련하여 환자가 선호하는 대안적 시술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환자가 선호하는 시술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하지 않지만 그런 대안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특정한 대안 시술을 가지고 있을 경우 의사는 그에 대해서 다양한 전문적인 의료 정보를 환자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대화는 다시 정보 제공 단계로 되돌아가게 된다.
환자가 대안적 시술을 언급하지 않을 경우 의사는 자신이 제시한 시술에 대해서 환자의 평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도록 하고, 제안된 시술과 관련된 환자의 염려사항에 대해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다음 단계의 의사소통적 과제이다. 환자가 불안과 걱정에 대해서 말할 경우 의사는 안심시키기와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의 희망주기 그리고 환자에 대한 지지등과 같은 적극적인 정서적인 대처를 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으로는 환자가 제안된 시술에 대해서 동의할 것인 지를 확인하고, 그 후에 환자가 동의서를 읽을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고 서명을 요청한다. 환자가 제안된 시술에 대해서 동의서에 서명할 경우, 시술이 진행될 시점과 시술을 위해서 환자가 준비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1) 환자가 선호하는 대안에 대한 탐구
2) 제안된 시술에 대한 평가와 염려사항에 대해서 묻기
3) 제안된 시술 수용 여부 확인하기
4) 동의서 읽고 서명하기 요청
5) 동의된 시술의 향후 진행과정에 대한 정보(시점, 준비사항) 제공

6. 종료 단계

종료 단계는 말 그대로 사전동의 대화를 마무리하는 단계로서 다시금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다지고 필요한 정보가 최종적으로 더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는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다지기 위해서 의사는 사전동의 대화가 원만히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한 환자에 대해서 사의를 표하고 환자의 질병 치료를 위해서 의사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환자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환자의 측면에서 누락된 정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환자에게 질문이나 발언을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1) 환자의 협력에 대한 감사
2) 질문 여부 확인
3) 추가 발언 여부 확인
4) 환자 지지
5) 종료 인사
앞에서 논의한 사전동의 대화의 원형은 인지적이고 정보적인 요소만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사전동의 대화의 내용적인 측면이 아닌 관계적인 측면에서 보면 의사의 감정이입이 더 중요하다. 그 이유는 특정 검사나 수술은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환자에게 어느 정도의 위험과 부작용을 동반하기 때문에 환자의 입장에서는 정서적으로 매우 부담되는 일이다. 다시 말해서 환자는 사전동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동안 예정된 시술에 대해서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걱정이 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는 사전동의가 이루어지는 동안 언제나 환자의 정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표출된 정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정서에 유의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보통 공감 또는 감정이입(empathy)이라고 한다. 감정이입에서 중요한 점은 상대방이 느끼는 바와 동일하게 느끼는 것을 넘어서 상대방이 내가 그렇게 느끼고 있음을 알게 해주기 위해서 언어적 또는 비언어적인 표현을 하는 것이다.
상대에 대한 공감적인 표현으로는 상대방의 감정의 유형에 대한 질문을 하거나 상대방의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주제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감정의 상태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 상대방이 특정 감정을 가질만한 상황에 대해서 상대방이 잘 대처하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존중, 그리고 상대방이 특정 감정을 가지게 하는 상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하는 지지 등이 있다. 또한 현실적인 희망주기나 안심시키기도 감정이 입적 표현의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감정이입적 행위는 사전동의 대화의 특정한 부분이나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모든 과정에서 수행되어야 하는 것이다[12]. 사전동의 대화의 인지적이고 정보적인 측면과 정서적이고 감정이입적인 측면을 통합한 대화의 원형을 도표로 나타내면 Fig. 3과 같다.

결론

사전동의 대화는 환자의 독립성과 자율성이라는 의료 행위의 윤리성과 환자 중심적인 의료행위의 본질적 요소이며, 동시에 법률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의무사항이기도 하다. 본 논문에서는 사전동의 대화의 개념정의와 의사소통적 특성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또한 이 대화에 대한 기존의 개념정의를 세부류로 나누어 살펴보고 이들을 통합하여 의사소통적 차원에서 사전동의 대화를 의사와 환자 사이의 정보 공유와 공동 의사결정으로 정의하였다. 아울러 의사소통적 특성과 의료커뮤니케이션의 유형학적 관점에서 사전동의 대화를 살펴보았다.이를 바탕으로 사전동의 대화의 이상적인 구조이자 전개과정인 원형을 재구성하였다. 이 논문에서 재구성되고 체계화된 사전동의 대화의 원형은 의과 대학생들의 의료커뮤니케이션교육과 의료인들이 임상에서 사전동의 대화를 수행할 때 일종의 매뉴얼 또는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원형은 후속 연구에서 사전동의 대화 평가표를 만드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논문에서 논의된 원형은 실제로 수행된 설명대화에 대한 대화분석과 평가 및 활용 과정에서 보다 면밀한 검토가 요구되나 이에 대한 것은 향후 연구과제에서 다루고자 한다.
Funding: Supported by a grant from the Jeju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Research Fund (2011).

Fig. 1.
Pattern of Informed Con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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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Types of Information That Is Shared with the Pati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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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Expression of Empathy in the Informed Consent 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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